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6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699조1939억원으로 3월 말(693조5684억원)보다 5조6255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 3월 11개월 만에 첫 감소세를 기록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증가 폭은 2021년 7월(6조2009억원) 이후 2년 9개월만에 가장 크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40조2446억원)이 3조5976억원 늘었고, 신용대출(104조2974억원)도 1조8953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작년 11월(-2233억원) 이후 6개월 만의 반등이다.
은행권은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게 된 배경으로 정책대출 상품의 재원 변화, 공모주 투자 수요, 신생아특례대출 공급, 대환(갈아타기)대출 등을 꼽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은 지난달 기금 재원으로 취급됐던 정책대출 자금이 다시 은행 재원으로 바뀐 데 영향을 받았다”며 “신용대출의 경우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 제일엠앤에스 등의 상장 공모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디딤돌·버팀목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의 경우 통상적으로 연초에는 자체 재원으로 공급돼 은행 가계대출 실적에 포함되지 않다가 이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 재원으로 대출이 이뤄진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정책 모기지 상품인 신생아특례대출의 공급으로 주택 구입 수요와 대출 수요가 동반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신생아 특례대출 공급 한도가 남아있는 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신생아특례대출은 최저 1.6%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 3주 만에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신청이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