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후보의 새마을금고 ‘작업대출’ 의혹에 전 상호금융권의 사기대출 행위를 점검한다.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은 은행 등 1금융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나 대출심사의 강도가 약해 자주 작업대출의 표적이 됐다.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에서 새마을금고와 유사한 작업대출 사례가 있는지 조사한 뒤 제재에 나설 예정이다.
작업대출은 대출 브로커 등을 주축으로 한 조직이 서류 위·변조 등을 통해 불가능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대출 가능 금액을 늘려주는 것을 가리킨다.
8일 금융감독 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각 상호금융 중앙회를 통해 작업대출 관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의 작업대출 관련 조사에 신속하게 착수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상호금융권의 작업대출 조사에 나선 것은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작업대출 행위가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4일 양문석 후보의 주택 담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용도 외 유용, 대출서류 조작 등의 정황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활용해 주택 자금으로 쓰거나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위·변조하는 것은 전형적인 작업대출의 유형이다.
특히 금감원과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양 후보의 대출이 실행된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의 개인사업자 대출 53건을 모두 살펴본 결과, 70%가 넘는 40건에서 용도 외 유용을 확인했다. 대부분의 사업자 대출에서 작업대출을 의심할 법한 정황이 나오면서 금감원은 작업대출이 새마을금고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해 전 상호금융권으로 전수 조사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금감원은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다른 상호금융회사에서는 작업대출 사례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는 금감원의 관리·감독 하에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상호금융회사에서는 (작업대출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는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감원의 예상과 다르게 상호금융회사에서도 대규모의 작업대출 사례가 발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감원이 관리·감독하는 저축은행에서도 지난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작업대출이 적발됐기 때문이다. 5개 저축은행에서는 금융 당국의 눈을 피해 주택 구입에 사용된 기존 대부업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을 사업자대출로 대환하는 식의 작업대출이 벌어졌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예금보험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와 공동 진행하는 새마을금고 현장검사에서도 작업대출 현황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검사는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맺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금감원·예보·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검사협의체를 구성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검사는 개별 금고 4곳의 자산 건전성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에서 작업대출 정황이 대거 포착되면서 검사협의체는 개별 금고의 작업대출 등 불법적인 대출 현황까지 살펴볼 계획이다.
금감원은 상호금융권에서 작업대출이 이뤄졌다면 엄중히 제재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대규모 작업대출이 일어난 저축은행에 대해서도 기관·임직원에 대해 중징계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