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동물병원이 반려동물 피부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뉴스1

손해보험사들이 조만간 출시될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앞두고 보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국민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통해 1%에 불과한 가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자동차보험과는 달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펫보험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2일 반려견 의료비를 최대 300만원 보장하는 펫보험을 출시했다. 또 특약에 가입하면, 반려견 사망 시 삼성화재의 전용 장례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은 KB국민카드와 함께 ‘마이켓카드’를 출시해 가입자가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해 주는 혜택을 내세웠다. 현대해상은 펫보험 가입대상을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확대했고, DB손해보험은 차량에 탑승한 반려동물의 피해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사들이 펫보험 보장을 강화한 이유는 비교·추천 서비스를 발판 삼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추천 서비스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반려동물의 종과 나이 등 정보를 입력하면, 가장 적합한 상품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서비스다. 펫보험은 보험료 대비 보장 범위가 좁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고객 대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과 함께 다시 시장 활성화를 노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손해보험사들은 플랫폼에서 판매할 펫보험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객이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보험에 가입하면, 서비스를 제공한 플랫폼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앞서 대형 보험사들은 플랫폼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자동차보험 가격(보험료)에 포함시켜 고객이 부담하도록 했다. 각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상품보다 비싸 가격을 인상한 것과 다름없었다.

KB손해보험이 선보인 유튜브 콘텐츠 '프로펫셔널' 시리즈. KB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을 없앤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펫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KB국민카드와 함께 카드로 보험료 납입 시 최대 20% 할인하는 등 보장과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KB손해보험

반면 두 번째 비교·추천 서비스인 펫보험의 경우 수수료를 보험사가 직접 부담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펫보험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손꼽히는 만큼, 가격 인상보다 상품성을 강화해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심산이다. 운전자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해 고착화된 시장으로 꼽히는 자동차보험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고객이 이미 각 보험사 홈페이지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 굳이 비용(수수료)을 부담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라며 “펫보험 가입률이 1%에 불과하다 보니 플랫폼과 제휴해 고객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가 있다”라고 전했다.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펫보험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심사다. 현재 펫보험 시장 점유율 1위는 펫보험을 최초로 판매했던 메리츠화재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 계약 건수와 수입보험료 모두 1위다. 다만 가입률이 1% 수준에 불과해 비교·추천 서비스로 고객 유입이 많아지면 고객들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고객 사이에서 펫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돼도 시장은 반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플랫폼과 보험사가 함께 펫보험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상황이다”라면서도 “설계사가 고객을 설득해서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이 없다 보니 비교·추천 서비스가 과연 펫보험을 성장시킬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