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내셔널하버에서 열린 우파 단체들의 연례행사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지지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급증하면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도입한 엘살바도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비트코인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금 팔면 4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서도 “(비트코인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 시세가 낮았을 때 사람들은 우리가 손해를 볼 것이라는 기사를 수천개나 썼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일 6만8091달러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 8일의 기존 최고가(6만7541달러)를 2년 4개월만에 넘어섰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튿날 6% 하락했으나, 다시 6만60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부켈레는 2019년 6월 엘살바도르 최연소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하면 재선 도전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내는 방법으로 재선에 도전해 지난달 다시 대통령으로 뽑혔다.

그는 집권 3년차였던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했다. 100만달러 수준의 비트코인을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제공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은 “가격 변동성이 커 소비자 보호와 재정 건전성에 큰 위험을 수반한다”고 했지만, 부켈레는 듣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법정화폐 지정 당시 4만~5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이듬해 1만달러로 내려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부켈레 대통령을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하면서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는 평가다.

엘살바도르에서는 비트코인으로 상점에서 식료품을 사기도 하지만, 여전히 달러가 더 많이 통용된다고 한다. 수도 산살바도르 시내 곳곳에는 비트코인 계좌에서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