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5일(현지 시각) 6만9000달러(약 9212만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 동부 기준 이날 오전 10시 5분(서부 오전 7시 5분) 현재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06% 상승한 6만9115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6만9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으로, 지난 2021년 11월에 최고가 6만8990달러 기록 후 2년 4개월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날 6만8800달러선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이후 하락했으나, 하루 만에 다시 이를 넘었다.
비트코인은 6만9300달러대까지 치솟은 뒤 곧바로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46분 기준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00% 오른 6만70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이후 160% 급등했고, 지난 2월에만 40%가 넘게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테라·루나 사태와 가상화폐거래소 FTX 파산 등으로 1만600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2022년 11월 대비 4배 수준을 넘었다.
비트코인 거래가격이 급등한 요인으로는 미 규제당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이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이 꼽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10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신청한 11개 현물 ETF를 승인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ETF 등장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피델리티 인베스먼트 등을 통해 순유입된 금액은 73억5000만달러(9조8122억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도 가격을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있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총 2100만개로 제한돼 있는데, 이 중 1900만개는 이미 채굴됐다. 반감기 이후 채굴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한 점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