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가 코빗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있다. 8년간 지켜온 코빗의 최대주주 자리를 내려놓겠다는 것이다.
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코빗의 최대주주이자 넥슨 지주사인 NXC가 코빗 지분 48%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NXC가 코빗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며 “코빗 인수 이후 지분매각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빗은 국내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다. NXC는 지난 2017년 코빗의 지분 62%를 930억에 취득했다. 당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코빗을 포함해 빗썸, 코인원의 3강 구도로 이뤄지기도 했다. 코빗은 배우 마동석과 주현영 등 대세 배우로 광고모델을 선정하는 등, 마케팅에도 열을 올렸다.
NXC는 코빗을 시작으로 가상자산 산업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이어왔다. 실제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NXC회장은 코빗 인수 이후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템프를 지난 2021년 2000억원가량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불황으로 코빗 실적은 점차 악화됐다. NXC 인수 이후 코빗의 영업순손실은 ▲2018년 75억 ▲2019년 135억 ▲2020년 86억 ▲2021년 27억 ▲2022년 358억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적자가 유력시되는 상황. 이에 지난해 전체 인원의 15%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NXC는 투자 초기 선언한바와 같이 그동안 코빗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러한 기조는 김정주 회장 사후에도 마찬가지였으며 코빗이 고전할 때도 이렇다 할 지원은 없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과 게임사인 넥슨이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감도 비쳤으나,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기조가 이어지자 거리를 둔 것으로 보인다.
2021년에는 SK그룹 내 투자전문회사인 SK스퀘어가 2대주주로 합류하며 지분률도 희석됐다. SK스퀘어는 코빗에 900억원가량을 투자, 35%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이와 동시에 NXC의 지분은 48%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022년 김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NXC에도 변화가 생겼다. 김 회장의 유족들이 약 6조원의 상속세를 NXC 지분 29.3%로 물납하며 캠코(자산관리공사)가 NXC의 2대주주가 됐다. 정부는 지난해 NXC 지분을 공매에 넘겼으나 입찰자가 없어 1차에 이어 2차 공매 역시 유찰된 바 있다.
NXC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