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최근 핀테크 업체들이 앱테크(앱+재테크) 서비스에 오락 요소를 더하며 이용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非)게임 분야에 게임 성질을 접목하는 마케팅 기법인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의 유행이 핀테크업계에도 부는 것이다. 지난해 발 빠르게 게이미피케이션 앱테크를 시도한 핀테크사들은 이용자 유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6일 뱅크샐러드에 따르면 뱅크샐러드는 지난해 10월 대출금리 할인 쿠폰 강화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한 달 만에 해당 서비스 이용자 수 20만명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쿠폰 강화란 롤플레잉게임(RPG) 등에서 무작위 확률로 아이템의 성능을 향상하는 강화하기 요소를 앱테크에 적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금리 0.1%포인트 할인 쿠폰과 0.05%포인트 할인 쿠폰, 2개를 재료로 강화 시도했을 때 무작위 확률로 성공하면 0.15%포인트 할인 쿠폰을 획득하지만 실패하면 2개 쿠폰이 모두 삭제되는 식이다.

뱅크샐러드는 쿠폰 강화하기 도입 후 자사의 대출 비교 플랫폼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쿠폰 강화하기 서비스 출시 이후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매달 뱅크샐러드의 대줄 중개 금액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연간 대출 중개 금액은 2022년과 비교해 10배가량 증가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헥토파이낸셜도 지난해 12월 출시한 앱테크 서비스 리또의 인기를 실감하는 중이다. 리또는 로또 응모의 재미를 앱테크에 이식한 사례다. 헥토파이낸셜은 자사 간편결제 앱인 010페이에 현금을 예치하는 이용자에게 저마다 다른 6개 숫자를 매주 배포한다.

이 6개 숫자 중 토요일 오후에 발표되는 로또 당첨 숫자와 같은 숫자가 많을수록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로또 1~2등에 해당하는 숫자를 받은 이용자는 최대 1억원의 현금을 수령할 수 있으며 3~5등에 해당하는 이용자는 최대 1만원의 010페이포인트를 무작위로 받는다. 리또 출시 이후 앱테크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덩달아 010페이에 유입하는 이들도 늘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양사 사례의 특징은 게이미피케이션 앱테크를 도입하되 서비스 이용에 큰 노력을 들이지 않도록 설계했다는 것이다. 초기 앱테크 서비스는 걸음 수 측정이나 출석체크 등에 보상을 매겨 최저 수준의 보상을 제공했다. 더 높은 보상을 얻고자 하면 특정 웹사이트 회원가입이나 쇼핑몰 구매 등을 수행해야 해서 이용자의 번거로움이 뒤따랐다.

반면 뱅크샐러드와 헥토파이낸셜는 초기 앱테크 서비스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루함과 심리적 거부감을 오락 요소로 해결했다. 앱 이용자가 별다른 품을 들이지 않고도 재미를 느끼도록 해 앱 사용 문턱을 낮추고 이용자 유입 효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핀테크업계에선 연내 다양한 게이미피케이션 앱테크가 출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핀다는 지난달 2주간 신용관리에 대한 퀴즈를 풀어 정답을 맞히면 포인트 보상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뱅크샐러드는 올해 안에 새로운 게이미피케이션 앱테크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헥토파이낸셜 역시 리또 선물하기 등 게이미피케이션 기능 고도화에 인력을 투입하는 중이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전형적인 보상형 앱테크 서비스는 걸음 수와 보상을 연계하거나 광고 보기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면 최근 등장하는 앱테크 서비스들은 별다른 시간 투자나 없이도 참여할 수 있게끔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는 게 트렌드다"라며 "올해 게이미피케이션 앱테크 서비스들이 속속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