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제작사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위믹스의 가격이 최근 한 달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던 가상자산 거래소 재상장이 마무리되고, 차익 실현 매도가 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오후 2시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서 위믹스는 36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5790원까지 치솟은 이후 한 달여 만에 가격이 36.6% 하락한 것이다. 위믹스는 올해 들어 줄곧 가격이 3000원대 중반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위믹스는 지난해 상승 폭이 컸던 가상자산 중 하나다. 2022년 12월 유통량을 허위 공시한 게 문제가 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연합체인 닥사(DAXA)로부터 상장 폐지 처분을 받았지만, 거래 지원 제한 기간인 1년이 지나면서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이 잇따라 재상장을 결정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여기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상자산 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점도 위믹스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까지 가격이 1000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위믹스는 지난해 11월 고팍스가 신규 상장을 결정하면서 2000원을 뚫었다. 12월 들어 코빗에 이어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빗썸에도 재상장되면서 위믹스는 5000원을 넘어섰다. 3개월 만에 가격이 5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빗썸이 재상장을 결정한 지난달 12일을 기점으로 위믹스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호재가 모두 소진되면서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1위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의 재상장 가능성도 작아, 다시 가격을 끌어올릴 만한 호재를 당분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지난 2022년 말 위믹스의 거래소 퇴출을 주도한 바 있다”면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 승인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량이 회복된 상황이라 업비트가 굳이 자신들의 기조를 뒤집고 위믹스를 재상장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위메이드 대주주의 추가 매입 발표나 주력 게임의 글로벌 시장 출시 발표 등 여러 호재가 나오고 있지만, 위믹스의 가격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지난 12일 창업자인 박관용 의장이 보유 지분 62만6106주를 400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박 의장은 확보한 현금을 위믹스 매입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에도 위믹스를 사는데 사재 191억원을 쓰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주력 P2E(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 게임인 ‘나이트 크로우’를 오는 3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나이트 크로우는 위믹스 생태계와 연동되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는 ‘크로우 토큰’이 코인 거래소를 통해 위믹스와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위메이드 측은 나이트 크로우가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할 경우 위믹스가 상승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