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미착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해결을 위해 조성하는 최대 2조4000억원 규모 펀드에 대형 시중은행이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애초 은행들은 펀드 참여에 부정적이었으나 최근 대출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대형 건설사 위기론이 계속되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은행들이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이 참여하는 펀드를 최대 2조4000억원으로 키우기로 하고 금융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에 대한 자금 조달 방안으로 금융기관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롯데건설과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해 초 1조5000억원 규모로 PF 관련 펀드를 조성했었다. 이 펀드의 만기를 연장하고 시중은행 지원을 받아 2조4000억원 규모로 키우겠단 것이 롯데건설의 계획이다. 이 펀드는 오는 3월 만기 도래한다.
현재 복수의 시중은행들이 펀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이 펀드 조성 방안을 발표했을 당시에 대규모 PF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착공 PF 사업장이긴 하나 대부분 사업성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 내부 검토 중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당국이 건설업계 위기설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은행들도 롯데건설 펀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메리츠금융은 펀드를 조성하면서 12%의 금리를 보장받았다. 은행들은 펀드에 참여할 경우 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높은 금리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다만 PF 부실로 위기를 겪는 건설사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 은행들이 계속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대출 펀드 조성, 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 충분한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이 많은 건설사의 경우 정부와 금융사 지원으로 연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금도 여러 건설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과 접촉하고 있는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PF 관련 대출을 늘리기도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