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와 주간 가격 상승률 순위(2023년 12월 8일 기준). /크로스앵글 제공

12월 1~8일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코인들이 강한 상승 랠리를 펼쳤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승인 시점이 임박했다는 기대감과 함께,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9일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로스앵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가상자산 시장의 시가총액은 전주 대비 13.1% 상승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기간 14.4% 상승한 4만300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5월 테라·루나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최근 2000달러대에서 횡보하던 이더리움 가격도 한 주간 13.2% 상승, 2300달러를 돌파했다.

◇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30일 앞으로

자산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답변 시한은 내년 1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아크인베스트는 국내에서 이른바 ‘돈나무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회사다. 전문가들은 SEC가 1월 10일 이전에 ETF를 일괄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금융기관이 비트코인을 직접 시장에서 매입해 운용하는 금융 상품이다. 이 상품이 SEC의 승인을 거쳐 상장될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고, 기초자산인 비트코인의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은 이미 지난 9월부터 계속 강세를 이어왔다.

맷 휴건 비트와이즈 CEO는 “미국 ETF 시장 규모는 7조달러(약 9144조원)에 이른다”면서 “이 중 1%에 해당하는 자금만 유입돼도 비트코인 시장에 700억달러(약 91조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시가총액의 약 8%에 달하는 수치다.

크로스앵글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대량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다만, 두 달 이상 강세를 이어온 만큼 현재는 높아지는 가격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코인원, 고팍스에 이어 코빗도 위믹스 재상장

위메이드의 가상자산 ‘위믹스’는 지난 8일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에 재상장됐다. 지난해 11월 24일 국내 5대 원화마켓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 닥사(DAXA)가 공동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지 1년 만이다. 당시 닥사는 ▲위믹스의 중대한 유통량 위반 ▲투자자들에 미흡하거나 잘못된 정보 제공 ▲소명 기간 중 제출된 자료의 오류 및 신뢰 훼손 등을 사유로 꼽았다.

앞서 코인원은 지난 2월 닥사 거래소 중 처음으로 위믹스를 재상장했고, 지난달에는 고팍스가 위믹스를 신규 상장했다. 이들은 위믹스의 유통량 문제가 해소됐다는 점을 들어 재상장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들이 잇따라 상장에 나서면서 위믹스 가격은 한 주간 66.3% 급등했다.

가상자산 업계는 업비트와 빗썸의 재상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빗썸이 위메이드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빗썸의 재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반면, 업비트는 닥사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재상장에 있어 신중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 강한 상승장 속 변동성은 커질 듯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시장이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오는 12~13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혜원 크로스앵글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소식은 오히려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셀온(Sell-on·호재가 발표되면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에 따른 손실을 주의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현물 ETF는 자금 유입의 통로 역할을 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크로스앵글은

크립토 데이터 인텔리전스 플랫폼 ‘쟁글’ 운영사다. 쟁글은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주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