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정서희

게임 제작사 위메이드의 자체 발행 코인 '위믹스'가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부터 상장 폐지 조치를 받은 지 1년이 지났다. 당시 정한 재상장 금지 기간이 끝나고 두나무나 빗썸 등 대형 거래소에서 거래가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위믹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8일 코인원에 따르면 위믹스는 이 거래소에서 전날 오후 5시 기준 4912원에 거래됐다. 올해 가장 낮은 가격이었던 지난 8월 29일 740원과 비교해 1개월 반 만에 564% 오른 것이다. 위믹스는 이날 4800원대 초반 수준에 거래가 됐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한 곳인 코빗이 재상장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900원을 뚫었다.

두나무와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인 닥사(DAXA)는 지난해 12월 8일 유통량을 허위 공시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위믹스에 상장 폐지에 해당하는 공동 거래지원 종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면서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거래량 감소로 수수료 수익이 줄어 어려움을 겪던 코인원이 지난 2월 위믹스를 다시 상장한 것이다. 코인원을 통해 국내에서 다시 거래가 시작된 후 위믹스 가격은 며칠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위믹스는 지난 5월 김남국 당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의 대규모 코인 보유·매매 파문으로 수개월간 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9월 이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출시 기대감이 커지고, 고팍스가 위믹스를 신규 상장하기로 하면서 가격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그래픽=정서희

지난달부터 위믹스 가격의 상승 폭은 더욱 커졌다. DAXA의 상폐 결정 이후 1년째가 가까워지면서, 나머지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위믹스를 재상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투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위믹스 가격은 지난달 29일 2500원에서 단 1주일 만에 두 배 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DAXA는 상폐 처분을 받은 가상자산은 일정 기간이 지나야 재상장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지난달 위믹스를 상장한 고팍스가 DAXA로부터 3개월의 의결권 제한 조치가 포함된 제재를 받은 것도 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DAXA는 공식적으로 재상장 금지 기간을 밝히진 않고 있지만, 가상자산 업계는 이를 1년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국내 1, 2위 거래소인 두나무와 빗썸의 위믹스 재상장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두 거래소의 합산 점유율은 95% 수준에 이르기 때문에, 이들이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을 재개할 경우 투자 자금이 급증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이날 코빗이 위믹스의 재상장을 결정하면서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3곳에 다시 상장됐다. 이 때문에 두나무, 빗썸 역시 뒤를 따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증폭된 상황이다.

특히 빗썸은 위믹스를 재상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오랜 기간 빗썸과 위메이드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말까지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2대 주주였을 만큼 많은 투자를 했고,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빗썸의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다만, 두나무의 위믹스 상장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최대 거래소인 두나무가 DAXA에서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위믹스의 거래 재개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 대표도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위믹스의 상폐 결정인 DAXA가 아닌, 두나무의 부당한 갑질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