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우리은행이 이란 멜라트은행과의 202억원 동결 자금 반환 소송에서 법무법인 율촌을 선임해 대응하기로 했다.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지난 9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미국의 대(對) 이란 제제로 동결됐던 자금 202억원에 대한 반환 및 이자 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2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율촌을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해 멜라트은행과 소송전을 진행하기로 했다. 변호인단에는 율촌의 중동 및 금융 전문가 등이 포함됐다.

멜라트은행은 지난 9월 우리은행을 상대로 2018년 11월부터 동결된 202억여원 상당의 예금을 반환하고, 이후 소장 송달일까지 연 6%, 그 이후 돈을 반환하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을 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멜라트은행의 요구대로라면 우리은행이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약 60억원이다.

멜라트은행의 소송 대리인은 법무법인 KL파트너스가 맡았다. KL파트너스는 미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론스타와 대한민국 정부의 6조원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ISDS) 소송에서 론스타 측 법률대리인을 맡았었다. KL파트너스는 론스타를 포함해 해외 기업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3건의 법률 대리를 맡는 등 국제 소송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우리은행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KL파트너스의 창립자 중 한명인 이은녕 변호사가 지난 8월 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변호사는 국제 중재 전문가로 율촌 국제분쟁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율촌을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한 것도 이런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조선DB

멜라트은행이 반환 소송을 제기한 예금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라 묶여있던 자금이다. 이란은 2010년부터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에 이란 중앙은행(CBI) 명의의 원화 계좌를 개설해 한국에 수출한 원유 대금을 받아왔다.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은 한국은행에 당좌예금 계좌도 두고 있었다.

그러다 2018년 5월 당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금융제재를 복원했다. 이 때 이란중앙은행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국내 은행에 맡긴 자금도 동결됐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수감자 맞교환'과 함께 이란 자금의 '동결 해제'에 합의하면서 한국에 동결됐던 이란 원유 수출대금 약 60억달러(약 8조원)가 스위스 계좌를 거쳐 카타르 이란 계좌로 이전됐다. 금융권에서는 이란이 동결 기간 동안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자, 원화가치 하락에 따른 환차손 등에 대해 보전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소송으로 해당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라며 소송에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