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이 노후에 최소로 필요한 한달 생활비를 251만원으로 고려하지만 정작 준비할 수 있는 돈은 212만원에 불과하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2023 KB골든라이프 보고서’를 26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노후생활 대비 준비 상황 ▲노후 대비 경제적 준비 상황 ▲노후 거주지 선택 관련 니즈 ▲부부가구의 노후 준비 상황 등 한국 가구의 노후 준비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올해 1월 3일부터 1월 27일까지 전국 20~7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응답자들은 노후의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 비용인 ‘최소생활비’는 월 251만원, 기본적인 의식주 이외 여행·여가 활동·손자녀 용돈 등을 줄 수 있는 ‘적정생활비’는 월 369만원을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재 가구가 가진 소득과 지출, 저축 여력 등 경제적 여건을 고려할 때 노후생활비로 준비할 수 있는 금액은 월 212만원으로 나타나 최소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거주지 선택 관련 니즈에서는 은퇴 전 가구의 경우, 노후 거주지의 주요 인프라로 ‘의료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을 꼽은 사람이 65.7%에 달했다. 그러나 실제로 은퇴한 은퇴 후 가구는 ‘은퇴 전 거주지에서 거주하기’(42.6%)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았다. 고령자가 이제까지 살아온 지역 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6.2%가 동의했다. 내 집에서 노후를 보내는 데 있어 가장 큰 걱정거리로는 ‘배우자나 가족 간병’(32.5%)이 꼽혔다.
노후생활에 대한 불안감은 연금에 따라 갈렸다. 주된 일자리가 있는 ‘현역가구’와 부부 중 1명 또는 2명 모두가 주된 일자리를 찾고 있는 ‘반퇴가구’ 모두에서 연금을 보유한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노후생활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후 대비 경제적 준비 상황에서 아직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희망 은퇴 나이는 평균 65세였다. 그러나 실제 은퇴하는 나이는 이보다 10년 이상 빠른 평균 55세였다.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절반(52.5%)을 넘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박사는 “기대 수명 연장·부양 의무에 대한 인식 변화·가구 유형 다양화 등으로 맞춤형 노후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노년기에도 살던 지역에서 계속 살기를 희망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주택 신축이나 개조 등을 허용하는 제도적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