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년 새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서민들이 기존에 빌린 카드 빚을 갚으려 다시 대출을 받는 이른바 ‘빚 돌려막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2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용카드 9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작년 동기보다 47.5% 증가한 1조4903억원이다. 직전 달인 올해 9월(1조414억원)과 비교해서는 6.3% 늘어났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제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다시 카드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상품을 주로 의미한다.
카드론 대환대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환대출을 받으면 차주는 당장의 연체 위기를 넘길 수 있지만, 기존 카드론보다 높은 금리 부담을 안게 되고, 신용등급은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부담에도 카드론 대환대출에 나서는 차주가 늘었다는 것은 서민경제가 팍팍해졌다는 신호다.
카드론과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지난달 전월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0월 카드사들의 카드론 잔액은 38조7405억원,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7조5832억원이다. 직전 월 카드론 잔액은 38조4170억원, 7조6125억원이다.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카드론 금리와 리볼빙 수수료율은 상승하는 추세다. 10월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2%로, 9월(14.07%)보다 0.35%포인트 올라갔다. 결제성 리볼빙 수수료율 평균은 16.65%로 전월(16.55%)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취약 차주들이 늘어나면서 카드사들의 연체율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7곳의 카드론 대환대출을 포함한 평균 연체율은 1.67%로, 작년 같은 기간(1.07%)에 비해 0.60%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