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기 자금애로를 겪는 소상공인에게 신속하게 금융 지원을 한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대위변제율이 내년도 24%대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쉽게 말해 소상공인이 위탁보증 사업을 통해 빌린 100만원 중 24만원은 보증을 선 신용보증기금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고금리 등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신보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와 신보 등에 따르면 신보가 예상한 소상공인 위탁보증 사업의 내년 말 대위변제 발생액은 5555억원, 대위변제 발생률은 24.4%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실률은 24.0%로 전망된다.
올해 9월 기준 대위변제 발생액은 3476억원, 대위변제 발생률은 6.9%이며 부실률은 11.5%다. 내년 말이 되면 현재보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에 따른 신보의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은 예상보다 더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애초 신보가 예상했던 올해 말 사업 부실률과 대위변제율은 6.3%, 6.1%였다. 하지만 현재 수정된 예상치는 12.6%, 11.3%로, 기존 추정치보다 2배가량 높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코로나19 사태로 자금애로를 겪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신보가 소상공인 대출에 보증을 선 제도다. 시중은행이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제공하면, 신보가 이 대출금의 95%를 보증했다. 정부는 신보에 예산을 출연해 보증 재원을 공급했다. 이 제도를 통해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7조4309억원이 소상공인에게 지원됐다.
내년도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률과 대위변제 발생률이 크게 증가한 것은 최근 경영환경 악화와 금리 인상 등에 따라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또,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대위변제 발생액 수준은 그대로인데, 보증잔액이 올해 5조원에서 내년도 2조원대로 줄어든 점도 부실 수치를 높이는 이유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은 사업 초기부터 부실 우려가 큰 사업으로, 신보가 소상공인의 부실채권을 대신 갚는 대위변제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사업은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일반보증과는 달리 수탁은행을 통해 보증심사 및 보증부대출이 이루어지는 '위탁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은 차주(돈 빌리는 사람)에 대한 현장 조사 없이 금융회사 대출금 연체 여부, 국세·지방세 체납 여부 등 관련 기준 저촉 여부만 심사해 대출을 실행할 수 있었다.
이렇게 부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신보의 소상공인 위탁보증 계정은 지난 8월부터 자본잠식에 따라 운용배수 산출이 불가한 상태다.
소상공인 위탁보증의 부실 증가는 곧 신보의 대위변제 확대로 이어져 국가의 재정 투입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대출 부실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위탁보증의 부실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적정 수준에서 위험량을 관리하는 것 이외에도 급격히 상승하는 부실증가율 및 대위변제 증가율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특히 신보가 진행하는 소상공인 컨설팅을 강화해 기업의 생존율을 높여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률 관리를 위한 노력 외에도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여 대출 자체가 부실화되지 않도록 하려는 노력도 병행돼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