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제공

KB금융(105560)지주가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최근 자사주 1810억원어치(335만주)를 매입했다. KB금융은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마지막 주주환원 약속을 지키고 떠나게 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삼성증권 신탁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총 60회에 걸쳐 자사주 335만주(0.83%)를 사들였다. 평균 매매가는 5만4038원이며 총 매입가는 1810억원이다. 53회까지는 5만주씩 매입하다가 지난달 24일부터는 10만주씩 사들이며 자사주 매입 속도를 올리고 있다.

KB금융은 삼성증권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KB금융은 추가 자사주를 매입한 뒤 모두 소각할 계획이다.

자사주 소각은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상장사가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유통 물량을 줄인다는 측면에서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여기에 매입 주식을 소각까지 하면 배당과 같이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KB금융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5월 마무리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이은 두 번째 행보다. 이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이다.

서울 여의도 KB금융그룹 본점. /송기영 기자

KB금융의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은 윤 회장의 주주환원 강화 노력에 따른 것이다. 윤 회장은 임기 동안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쳤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KB금융지주의 지난해 총주주환원율은 33%(현금배당성향 26%+자사주 3000억원 매입)로 2021년보다 7%포인트 높아졌다. 경쟁사인 신한금융지주(현금배당성향 22.8%+자사주 1500억원 매입)와 비교해도 크게 앞선다.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가 지난해 대비 2배로 늘었기 때문에 총주주환원율은 이보다 더 증가할 전망이다.

윤 회장 본인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취임 이후 14차례에 걸쳐 1만5700주의 KB금융 주식을 매입했다. 윤 회장은 이달 말을 끝으로 KB금융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마지막까지 주주환원 약속을 지키고 KB금융을 떠나는 것이다.

시장은 KB금융의 자사주 매입을 중심으로 한 주주 환원 정책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매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이 가능한 것은 KB금융이 유일할 것”이라며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의해 경쟁사 대비 주가 성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