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직장인 김모씨는 지난달 한 핀테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대출 갈아타기에 성공했다. 김씨는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한도조회를 거친 뒤 기존 인터넷은행 한 곳과 시중은행 한 곳에 있던 대출을 다른 시중은행 상품으로 갈아탔다. 김씨는 “대환대출을 한 뒤 기존에 있던 대출보다 금리가 2%포인트가량 낮아졌다”고 했다. 그는 “신용점수가 높은 편이 아니라 큰 기대는 없었는데 빠르게 대환대출에 성공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핀테크 서비스 등을 통한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앱이나 웹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을 비교하고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반적인 금융권의 금리 상승세 속에 금융 소비자들이 간편한 방법으로 이자부담을 낮출 방법을 고민하며 대환대출 플랫폼을 찾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신용대출에 한정된 온라인 대환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확대할 방침이다.

6일 핀테크 업체 핀다에 따르면 지난 9월 핀다의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한도조회 이용 횟수는 91만회다. 이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처음 출범한 직후인 6월(81만회)보다 10만회 증가한 수치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운영 중인 카카오페이도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후 대출상품을 비교하려는 이용자 수가 늘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 이용자 수는 올해 2분기 기준 2425만명으로 대환대출 플랫폼 출시 전인 1분기(2361만명)와 비교해 64만명 증가했다.

그래픽=정서희

온라인 대환대출 비교 플랫폼은 지난 5월 31일부터 첫 삽을 뜬 사업이다. 기존에는 대출 갈아타기를 이용하려면 금융사 영업점포에 직접 방문해야 했다. 이제는 대환대출 플랫폼이 출범하면서 앱 등 비대면으로 대출 상품의 금리를 비교하고 신용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해졌다. 현재 대환대출에 참여하는 금융사는 53곳, 대출비교 플랫폼 운영사는 23곳이다.

고금리 국면 속에서 간편한 방법으로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이들이 늘면서 대환대출 플랫폼을 찾는 이들 역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8차례에 걸쳐 2.25%포인트 올렸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1월 4.00~4.71%에서 올해 10월 5.31~5.68%로 상승했다.

금융 당국은 올해 안으로 온라인 대환대출에 주택담보대출을 추가할 방침이다. 현재 금융사와 플랫폼 업체들은 관련 상품 및 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온라인 대환대출 출시 후 이자를 절감하거나 신용점수를 개선하는 금융 소비자들이 생겨났다”며 “주담대나 전세대출로 확대해 시장에 건전한 경쟁을 촉진하고 금융 소비자들의 편익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핀테크 업계 역시 주담대 추가 등 대환대출 플랫폼 확장을 통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을 운영하는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채무자들이 0.1%포인트의 금리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신용대출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지점 방문 없이 상품을 비교하고 주담대를 갈아탈 수 있는 핀테크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금융 소비자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