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연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연봉 1억원의 차주(돈 빌리는 사람)가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최대 9000만원까지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변동금리 스트레스 DSR을 연내 도입하기로 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 중이다. 이는 당정이 지난 2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DSR 도입 등 가계부채 안정화 방안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스트레스 DSR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해 DSR을 산정할 때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제도다. 당정이 스트레스 DSR을 도입하려는 것은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 인상기에 대출자의 부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요인을 금리에 선(先)반영해 대출자의 부실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면 대출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도 대폭 줄어든다. 예컨대 40년 만기 주담대의 대출 금리가 연 4.5%라면 DSR을 산정할 때는 가산금리 1%포인트를 얹어 연 5.5%로 계산한다. 이 경우 연간 갚아야 할 대출 원리금이 커져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연 소득 5000만원인 대출자가 연 4.5% 금리로 30년 만기 대출을 받으면 기존 DSR 적용 시 3억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지만 스트레스 DSR로 가산금리 1%포인트 부과 시 2억9000만원으로 한도가 4000만원 줄어든다. 같은 대출자가 40년 만기 대출을 받으면 한도는 5000만원 감소한다. 소득 1억원 대출자의 경우 30년 만기는 7000만원, 40년 만기는 9000만원씩 한도가 각각 줄어든다.
금융 당국은 이미 시행 중인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참고해 스트레스 DSR 가산금리를 산정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DTI 가산금리는 매해 12월 최근 5년간 '예금은행 가계대출 신규취급 가중평균금리' 중 최고치에서 11월 금리를 차감한 숫자로 결정한다. 쉽게 말해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던 은행 가중평균금리에서 최근 달의 가중평균을 빼서 스트레스 DTI 가산금리를 선정한다는 의미다. 이렇게 정해진 가산금리는 이듬해 1월부터 1년간 적용된다.
스트레스 DTI 가산금리는 2020년에는 1%포인트, 2021년 1.1%포인트, 2022년 1%포인트, 2023년 1%포인트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금융 당국이 스트레스 DSR에 대한 가산금리를 설명할 때 1%포인트를 예로 드는 것도 스트레스 DTI를 참고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스트레스 DTI도 운영 중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기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스트레스 DSR 도입이 가계대출 증가 억제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정부에서 스트레스 DSR보다 더 강력한 대출 규제를 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막지 못했다"며 "결국 가계대출 증가의 관건은 집값으로 정부가 일관되게 집값을 잡겠다는 시그널부터 보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