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11월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한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이 심각하며 대출 행태 등에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안에 따라 추가 검사 등을 단행한다는 계획인데 강도 높은 후속 조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1월 1일 16개 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모두 마치고 중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11월 중 중간검사 결과를 먼저 발표할 계획이다”라며 “현장점검을 통해 발견된 문제 사항과 금융 당국이 앞으로 어떻게 지도할지 등의 계획을 일부라도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 8월 말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지방은행 등 전(全) 은행권에 대한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착수했다. 전날 기준 16개 은행 중 12개 은행에 대한 점검을 마쳤고 나머지 4개 은행에 대해선 다음 주까지 검사를 모두 마칠 예정이다.
금감원은 현장점검을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준수 여부, 여신 심사의 적정성, 가계대출 영업 전략 등 가계대출 취급 실태 전반을 들여다봤다. 올해 들어 주담대가 폭증한 인터넷은행에 대해선 차주(돈 빌린 사람)의 소득 심사를 면밀히 하고 있는지, 비대면 심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서류 심사가 누락되지 않았는지 집중적으로 살핀 것으로 전해진다.
또 주담대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2020년 말 4조7000억원에서 2021년 말 10조3000억원, 2022년 말 15조6000억원, 올해 9월 말 24조1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중 80%가량이 카카오뱅크에서 실행됐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주담대 잔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8월 주담대 잔액(19조3173억원) 기준 20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올해 초 대비 6조원 넘게 늘었다.
금감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를 늘려온 행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지도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점검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는 12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로 넘길 사항에 대해서는 넘기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 등은 후속 조치에 담을 예정이다”라며 ”후속 조치는 12월, 늦으면 내년 초 2차 발표를 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현장점검 이후 추가 검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고강도 조치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가계부채 심각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금융 당국이 고삐를 죌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서민과 청년 가계부채 문제를 언급한 가운데 이번 주 열리는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가계부채 문제 해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