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증 중고차센터 양산점 전경. /연합뉴스

케이뱅크에 이어 카카오뱅크도 자동차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동차대출 시장 진출이 본격화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동차대출 시장에 진출해 여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건전성 관리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4일 중고차 구매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대출 가능 차종은 승용, 승합, 화물차량(2.5t 미만)이며 중고차 판매업체가 직접 소유한 판매용 차량에 한해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 한도는 차량 가격 이내 최대 4000만원, 금리는 최저 5.49%다. 대출 기간은 최대 5년으로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한다.

카카오뱅크 중고차 구매대출의 특징은 차량 번호만으로 예상 금리와 한도를 조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객은 대출받기 위해 자동차 매매 계약서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대외기관 연계를 통해 차량 정보와 시세, 중고차 매매상사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조회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4일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자동차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에서 신차, 중고차 등 자동차 구매를 위해 받은 대출 전액을 케이뱅크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케이뱅크 자동차대환대출 최저금리는 전날 기준 연 5.00%(신차 대환 기준)다. 케이뱅크 자동차대환대출의 대출 기간은 최대 10년(신차 대환 기준)까지 보장한다. 중고차의 경우 최장 5년이다. 통상 카드사 및 캐피탈사의 신차 대출기간이 최대 5년인 점을 고려하면 할부기간이 긴 편이다.

/조선DB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이 자동차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신용대출 규모를 늘리면 그만큼 중·저신용자들에게 신용대출을 더 많이 내줘야 한다. 한해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저신용자 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부실채권도 늘어나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이 악화한다. 그러나 자동차대출은 자동차를 담보로 대출을 내주는 만큼 신용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출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력을 무기로 자동차대출 시장에서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터넷은행 자동차대출 금리는 전 금융권 최저금리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차인 현대 그랜저를 할부(현금구매 비율 10%, 대출 기간 12개월)로 조회하면 카드사 및 캐피탈사의 최저금리 평균은 연 6.46%다. 중고차는 신용점수 900점 이상인 고객이 12개월 할부로 받을 때 카드사 및 캐피탈사의 최저금리 평균은 연 8.11%다. 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전날 기준 중고차 대출 최저금리 평균은 6.39%였다.

다만 자동차금융 시장은 카드사 및 캐피탈사가 장악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자동차대출 시장 진출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포함한 제1금융권의 자동차 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는 반면 2금융권은 DSR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한도 또한 카드사는 대출 한도가 1억원이며 대출 이력도 남지 않는다. 일부 자동차 회사의 전속금융사를 통해 특정 차종을 대상으로 무이자 할부 또는 0%대 금리 혜택을 주는 등 초저금리 혜택을 펼치며 영업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나 캐피탈사가 금리가 높더라도 다양한 프로모션 혜택이 적용되면 인터넷전문은행만큼이나 금리 메리트가 커진다"며 "이미 기존 은행에도 대환대출 상품이 있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동차대출의 경우 개인이 비대면으로 직접 가입하기보다 영업사원을 통한 가입률이 높은 만큼 자동사 회사와의 제휴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인터넷전문은행보다 2금융권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비대면으로 영업하는 만큼 비용 절감을 통해 다른 금융권보다 금리 경쟁력을 가지고 자동차대출 고객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또 1금융권 대출인 만큼 신용점수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2금융권 자동차 대출에 비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