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뿐만 아니라 전세대출을 받는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금리 연 3%대 전세대출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고 최저 금리가 연 4%대인 전세대출 상품도 사라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변동)는 연 4.04~5.8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 초 연 3.56~5.56%였던 금리 하단이 0.48%포인트, 상단이 0.33%포인트 오른 것이다.
은행뿐 아니라 금융권 전세대출 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이달 은행, 저축은행, 보험사 등이 취급하는 65개 주요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비교해 본 결과 대출 최저 금리가 연 3%대인 상품은 15개에 불과했다. 대다수(32개)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가 최저 연 4%대에서 시작했다. 그 외 8개는 최저 금리가 연 5%대였고 10개는 최저 금리가 연 6%대를 넘어섰다.
이달 전세대출 상품의 최저 금리는 연 3.57%, 최고금리는 연 11.00%로 나타났다. 은행·저축은행·보험업계를 통틀어 전세대출 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은 하나은행의 '원큐 다둥이전세론'으로 이날 집계 최저 금리가 연 3.57%였다. 단 이 상품은 자녀가 2명 이상인 고객만 신청할 수 있다.
이어 농협은행의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서로 대출해주는 'NH전세대출' 상품 금리가 연 3.58%였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대출'이 연 3.70%, 한국투자저축은행의 '홈전세론Ⅱ'가 연 3.72%, 중소기업은행의 'IBK안심전세대출'이 연 3.85% 등을 나타냈다.
상반기만 해도 대부분 전세대출 금리가 연 3%대에 달한 것을 고려하면 최근 전세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금리 상승 배경에는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대출의 준거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9월 기준 3.82%로 전월(3.66%) 대비 0.16%포인트 뛰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하면 이를 반영해 오르거나 내린다.
또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국채금리가 뛰면서 국내 채권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를 요구하며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내린 점도 대출금리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세대출의 경우 대부분이 고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인 만큼 전세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는 금리 인상을 크게 체감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금리 상승에도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며 임차인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1만422건 가운데 전세 거래는 8707건으로 전체의 62.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21년 5월(67.2%)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예금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큰 만큼 전세대출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금리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은 있겠으나, 앞으로는 은행이 직접 가산금리나 우대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