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이 격돌하는 대전·충청권 법원 공탁금 보관 은행 유치 경쟁이 오는 11월 결론이 난다. 신한은행이 유지했던 법원 공탁금 은행 자리를 다른 은행이 빼앗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은 최근 공탁금 은행 지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번 공탁금 은행 선정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이 대부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법원들은 프레젠테이션과 평가 점수 등을 토대로 다음 달 공탁금 은행을 최종 선정하기로 했다.
공탁금은 변제·담보 등의 목적으로 법원이 보관하는 금전·유가증권 등을 의미한다. 이를 관리하는 보관 은행은 5년간 일반 예금보다 낮은 연 0.1~0.35%의 이자만 주며 공탁금을 운용할 수 있다. 기준금리가 3.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낮은 금리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청주지방법원과 천안지원의 공탁금 규모는 지난해 기준 각각 2215억원, 1627억원에 달한다. 법원 임직원과 민원인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어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현재 두 법원의 공탁금은 신한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 시절부터 8조원에 달하는 법원 공탁금 중 60%를 관리 중이다. 그동안 법원 공탁금 은행 '터줏대감' 자리를 유지했으나, 최근 경쟁자 등장으로 경쟁구도가 연출되고 있다. 국회와 감사원이 공탁금 은행 선정 과정에서 경쟁 입찰을 강화하라고 주문하면서 시중은행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인천·수원지방법원의 공탁금 은행을 KB국민은행에 내주기도 했다. 두 법원이 보관 은행을 바꾸는 건 각각 44년, 65년 만이다. 공개경쟁입찰 시작 이후 신한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바뀐 첫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전담 부서까지 꾸려 기관 영업을 강화하면서 신한은행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이번 청주지방법원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공탁금 은행 선정도 신한은행의 수성이냐, KB국민은행의 쟁취냐 경쟁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보관 은행 선정 평가 요소에는 지역사회 공헌도도 포함하는데, 지난 1998년 충청은행을 인수한 하나은행의 대전·충청권역에서의 지역 기반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하나은행은 지역 기반 은행이 없는 충청권에서 사실상 충청은행 역할을 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관 영업은 시중은행장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라 이번 충청권 법원 공탁금 은행 선정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