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은현

국내 가상자산시장의 시가총액이 올해 상반기 9조원 증가했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가격 상승과 투자심리 회복에 따라 시가총액은 2021년 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의 회복에도 가상자산 규제 강화 등으로 일일 평균 거래 규모는 여전히 3조원을 밑돌았다.

9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 19조4000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원화마켓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이 작년 말 18조8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7조90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코인마켓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시가총액 국내 상위 10대 가상자산 중 비트코인, 리플, 이더리움, 도지코인, 에이다, 솔라나 등 6개 가상자산이 원화마켓 상위 10대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35곳의 원화예치금은 올해 상반기 기준 4조원으로, 전년 말 3조6000억원 대비 11%(4000억원) 증가했다. 원화예치금은 대기성 거래자금이다.

국내 가상자산 현황./금융정보분석원(FIU) 제공

이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2273억원으로 전년 말 1249억원 대비 1024억원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수수료는 0.15%로 전년 말 대비 0.01%포인트 낮아졌다.

다만, 코인마켓 사업자 21개 중 10개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등 향후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 가상자산 종목은 1399개로 전년 말 대비 2.7%(37개) 늘어났다. 사업자 간 중복상장을 제외한 가상자산 수는 622종으로 0.5%(3개) 감소했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 상장과 상장 폐지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상장은 상반기에만 169건으로 작년 하반기 대비 128%(95건) 늘어났다. 같은 기간 거래 중단 역시 115건이 이뤄지며 47%(37건) 증가했다.

주요 거래 중단 사유는 프로젝트 위험(사업지속성 등)이었다. 거래 중단 가상자산 중 66%가 국내 사업자 1곳만 취급하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이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 상장 종목은 366종으로 전년 말 대비 5.9% 감소했다. 단독 상장 가상자산 중 국내산 종목은 183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말 대비 18%(40종) 감소한 수치다.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에도 국내 가상자산 거래규모는 소폭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평균 거래금액은 2조900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1.3%(400억원) 감소했다. 일평균 거래금액은 2021년 하반기 11조3000억원을 기록한 뒤 작년 상반기에 5조3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작년 하반기부터는 계속해 3조원을 밑돌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 제공

가상자산 이용자 수도 올해 상반기 606만명으로 작년 말 대비 3%(21만명) 감소했다. 이 중 개인은 606만명, 법인은 237개사로 개인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개인 이용자 세부 현황을 살펴보면 30대 남성(127만명)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40대 남성(120만명), 20대 이하 남성(85만명), 50대 남성(63만명) 등이었다.

이용자의 67%인 403만명이 50만원 미만의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만원 이상 자산 보유자 비중은 8%(49만명)이었으며, 1억원 이상 보유자 비중은 0.7%(4만4000명)이었다.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성은 6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신중한 투자 판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간 가상자산 이전 비중은 22%이며 가상자산 외부 이전금액은 대부분(전체 출고이용자 중 72%) 소액(100만원 미만)으로 출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