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가능성을 차단했다.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인 '나이 제한' 때문에 3연임이 어려운 김 회장을 위해 DGB금융이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추진을 위한 협약식' 직후 김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린 뒤 현재 회장의 연임을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것은 룰을 중간에 깨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축구를 시작했는데 중간에 규칙을 바꾸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추위를 열었다. 김 회장이 3연임을 하기 위해서는 DGB금융의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개정해야 한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 규범 15조(이사의 임기)는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54년 11월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3월 말에는 만 69세가 된다. 김 회장이 회장직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선 이사회에서 지배구조 내부 규범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이 연임을 위해 DGB금융이 연령 상한을 개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 원장은 "DGB금융이 연임과 관련해 연령 상한을 개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다른 금융사 등에 맞춰 연령을 맞추는 것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문제를 해소하려는 노력이지 셀프연임을 위한 차원이라는 건 오해"라며 "DG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해온 만큼 연령이 많은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 (연령 상한 개정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금융사 전반의 지배구조 개선 노력도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융지주 중 가장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받는 KB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추가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은 상대적으로 회장승계절차 등의 구조를 잘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렇다고 해서 (KB금융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보는 건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의 기준과 방식을 정한 부분이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라며 "씨티 등 해외 금융사는 길게는 1년, 짧게는 몇 개월 전에 기준을 정하고 공표된 후보군에 대한 검증 절차를 투명하게 거치고 있어서 KB금융도 예외 없이 거버넌스 측면에서 개선할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통해 장기적으로 부채 축소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높은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라며 "가계부채의 경우 9월 증가폭 규모가 1조원 정도 줄지 않을까 전망하고, 주택담보대출도 전월 대비 증가폭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로 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이 원장은 "월별 관리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줄면 몇 년 후에는 100%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원장은 최근 가계부채에 대한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 간 이견이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가계부채에 대해 한국은행,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감원의 인식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라고 했다.
이 원장은 라임펀드 특혜 판매와 관련해서는 "(미래에셋증권 검사 과정에서) 유의미한 정황이 나왔다"라면서도 "검사 건에 대해서는 뭐라고 더 말씀드리기가 그렇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