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워크아웃)의 근거가 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오는 15일 일몰될 위기에 놓이자 금융 당국이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기업 구조조정 전담 부서를 1년 연장 운영키로 했다. 워크아웃 제도 공백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조치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사무처 소속 기업구조개선과 존속 기간을 이달 15일에서 2024년 10월 15일로 1년 연장하기로 했다. 기업구조개선과는 워크아웃 제도 공백기에 금융권 자율협약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구조개선과는 2014년 신설돼 정부 기업 구조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기업 부실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채권단과 구조조정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업 신용위험도 분석, 구조조정 지원, 주채권은행 관련 정책 수립 등도 이 부서 담당이다. 기업 구조조정 핵심 정책금융사인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직원이 이 부서에 상주하고 있다.

기업구조개선과는 신설 당시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기업 부실 위험이 커지자 운영 기한을 올해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기촉법 연장 불발로 워크아웃 제도 공백 가능성이 커지자 부서 운영을 다시 연장한 것이다.

5년 한시법인 기촉법은 이달 15일 일몰된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법원행정처 및 일부 야당 의원의 반대 등을 이유로 기촉법 연장 논의를 중단한 상태다. 워크아웃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로 일시적 유동성을 겪는 기업에 만기 연장과 자금 지원 등을 해주는 제도다.

일러스트=손민균

기촉법 일몰 이후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수단은 사실상 법정관리(회생절차)만 남게 된다. 법정관리는 대규모 채무 탕감이 불가피한 회사가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회생 기간이 길고, 수출기업의 자금줄이 막히는 등 '낙인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워크아웃은 구조조정 절차가 외부에 잘 공개되지도 않아 법정관리에 비해 낙인효과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금융 당국은 기촉법 일몰에 따라 자율협약으로 워크아웃 공백에 대응할 계획이다. 자율협약은 채권단(금융사)들이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기업에 대한 지원을 결정하는 제도다. 기촉법 대비 강제성이 떨어지고 채권단 100% 동의가 있어야 기업 지원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기촉법에서 다루던 기업 재무구조 개선 약정 등이 자율협약 등을 통해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