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 원장이 5일 열린 '2024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보험연구원

내년 보험산업의 초회보험료가 22%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초회보험료는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부하는 보험료다.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보험 가입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의미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5일 열린 ‘2024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소비 회복과 부채 상환 등으로 가계 초과저축이 감소하고 보험영업 경쟁이 심화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면, 이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 실장은 내년 초회보험료는 9조9000억원으로 올해(12조7000억원)보다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생명보험 개인보험 초회보험료 성장률은 -24.8%, 장기손해보험 초회보험료 성장률은 올해와 동일한 3.3%로 내다봤다.

특히 생명보험의 전망을 어둡게 봤다. 보장성 보험은 –16.8%, 일반 저축성 보험은 –26.9%로 예상했다. 변액 저축성 보험은 6.3%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침체기가 계속될 것이라 설명했다. 반면 장기손해보험은 상해·질병(3.4%), 저축성(3.2%), 운전자·재물·통합(2.9%) 등 완만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내년 보험산업의 전체 수입 보험료는 253조8000억원으로 올해(247조3000억원)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선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0.6%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성 보험은 6.6% 줄어들겠지만, 질병·건강보험과 퇴직연금이 성장할 것이란 판단이다.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올해 6.7%에서 내년 4.4%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보험산업 초회보험료 증가율과 규모 전망./보험연구원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사의 핵심 수익성 지표가 된 보험계약 서비스 마진(CSM)의 경우 생명보험은 올해 61조9000억원, 내년 69조9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손해보험은 올해 64조6000억원, 내년 67조9000억원으로 봤다.

조 실장은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급여력비율이 낮은 회사일수록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관찰된다”고 했다.

특히 “지급여력비율이 낮을수록 전통적인 채권이 아닌 대체투자 자산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손익을 높이기 위해 대체투자를 많이 한 것인데, 거시적 충격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이익유보도 최대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실제치와 추정치의 괴리가 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