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저신용자를 위한 대표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15 이용자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비율이 크게 늘자 금융 당국이 이 상품의 상환유예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햇살론15를 취급하는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햇살론15의 약정서를 개정해 상환유예 기간을 기존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일부 은행은 지난달 약정서 개정을 마무리하고 상환유예 기간 연장안을 시행 중이다.

햇살론15는 모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이 취급하고 있으며, 인터넷전문은행 중에는 카카오뱅크만 판매 중이다. 기존에는 대출자가 질병이나 실직, 사고 등으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경우 1회에 6개월씩 총 2회까지 상환유예 또는 만기 연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약정 개정으로 6개월씩 최대 4회까지 상환유예나 만기 연장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상환유예 사유도 기존 질병·실직·사고에서 '소득 감소'를 추가했다. 최근 경기 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이 겹쳐 저신용자의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햇살론

햇살론15는 대부업·불법사금융 등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최저신용자가 최소한의 기준만 충족하면 은행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개인신용평점 하위 20%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가 대상이다. 햇살론15를 이용하면 은행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연 15.9%의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최근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차주가 대출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비율)이 치솟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15의 대위변제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18.4%에 달했다. 10명 중 2명은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햇살론15 대위변제율은 2021년 8월 말 11.8%, 2022년 8월 말 16.8% 등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햇살론을 갚지 못한 취약계층은 결국 고금리 사채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환유예 기간 연장은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