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얼마 전 입사 후 첫 정식 월급을 받은 사회초년생 이모(28)씨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월급과 더불어 받은 추석 명절 상여금으로 고금리 예·적금이나 보험 등 가장 기본적인 재테크를 시작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가입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주식이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것은 아직 겁이 나는 상황이다.

삼성·SK·현대차·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이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돌입했다. 취업 시즌을 맞아 신입사원을 비롯해 사회초년생들이 알면 좋을 첫 금융상품을 고르는 방법을 금융감독원과 함께 알아봤다.

◇ 저축성보험은 원금 손실 주의

먼저, 사회초년생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보험이다.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보험상품 관련 불완전판매 민원의 절반을 20~30대가 차지할 정도다. 보험상품은 장기간 보험료를 납입하고 유지해야 하는 상품이므로 본인의 소득수준, 가입 목적 등을 충분히 고려해 가입해야 한다. 질병·상해 등으로 치료비가 필요한 경우에는 실손의료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연금 등 노후 자금이 필요한 경우엔 연금보험을 비롯한 저축성보험을 선택하는 식이다.

흔히 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저축성보험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예·적금 등 금융상품과 달리 납입한 보험료 전액이 아닌 계약 체결 비용 등을 공제한 금액이 적립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일러스트=이은현

또 질병이나 상해 등 위험을 보장하는 보장성보험은 만기 시 기납입보험료 등을 돌려주는 만기환급형보다, 만기환급금이 없는 순수보장성보험의 보험료가 저렴하다. 일례로 30세 남성이 20년납 80세 만기 상해보험을 들었을 때 만기환급형(3만2000원) 대비 순수보장성 보험료는 2만원으로 약 38.8%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첫 차를 구매한 사회초년생은 자동차보험을 반드시 들어야 하는데, 이때 모바일로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비대면 채널을 통하면 보험사 입장에선 사업비가 일부 절감돼 대면 채널 대비 평균 17%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보장 내용은 유사한 반면, 보험료는 정기적으로 변동되므로 생명보험협회에서 운영 중인 보험 비교 플랫폼 ‘보험다모아’ 등을 통해 회사별로 꼼꼼히 비교할 필요가 있다.

사회초년생에겐 부담이 크지만 사망보장이 되는 보험이 필요하다면, 종신보험보다 정기보험이 비교적 저렴하다. 종신보험은 평생 보장하지만, 정기보험은 80세 만기 등 일정 기간까지만 보장하기 때문이다. 또 실손의료보험, 변호사 선임 비용 등 비용손해(실손)를 보장하는 보험은 2개 이상 가입해도 실제 부담한 비용을 초과해 중복으로 보장되지 않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 다시 오르는 예·적금 금리 ‘주목’…저축은행 파킹통장 4~5%대

한때 기준금리 아래로 내려갔던 예·적금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예테크(예·적금+재테크)’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치한 연 5~7%대 고금리 예·적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권은 자금 재확보를 위해 다시 수신 금리를 올리고 있어서다. 예·적금상품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확정 수익형 상품으로 사회초년생의 목돈 마련 등 자산관리에 기초가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파킹통장은 소비, 투자 등을 하고 남은 여유자금을 넣어두기 좋다. 3개월 전만 해도 연 2%대가 대부분이었던 파킹통장 금리는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최근 연 4%대까지 상승했다. DB저축은행은 지난 20일 모바일 전용 상품인 ‘M-드림 빅 파킹통장 보통예금’의 최고 금리를 기존 연 3.5%에서 연 4.0%로 0.5%포인트 올렸다.

고금리 파킹통장 열풍은 저축은행을 필두로 시중은행까지 번지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Ⅱ’은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대 연 5.0%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올저축은행 역시 최고 연 4.0%를 제공하는 ‘Fi커넥트 통장’을 내세웠다. 저축은행은 아니지만 시중은행인 SC제일은행은 첫 거래 고객에게 최고 연 3.6% 금리를 제공하는 ‘제일EZ통장’을 통해 신규 자금 유치에 나섰다.

또 세제 혜택이 있는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의 상품도 적절하게 이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 상호금융기관은 (준)조합원의 3000만원 한도 내 예탁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이자소득세(14%)와 지방세(1.4%)가 비과세된다. 개별 조합의 정관에 따라 별도로 가입요건을 요구할 수 있으니 가입 전 해당 조합에 문의해 봐야 한다.

서울 중구 T타워 내 청년도약계좌 비대면 상담센터에 청년도약계좌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뉴스1

◇ 정부가 돈 보태줘 목돈 만드는 방법도

무엇보다 사회초년생만이 누릴 수 있는 청년우대형 금융상품도 추천한다.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연 소득 3600만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세대원은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수 있다. 청년우대형 청약통장은 1.5%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세대원 전원 무주택 등 세법상 요구조건 충족 시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제공하는 등 장점이 있다.

청년도약계좌 신규 가입도 검토해볼 만하다. 이 상품은 청년이 매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내면 정부가 월 최대 2만4000원을 지원한다. 청년도약계좌 만기 5년을 채운 청년은 이자소득에 비과세 혜택까지 받아 5000만원 안팎의 목돈을 만들 수 있다. 가입 대상은 19~34세 청년 중 총급여 7500만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를 충족하는 경우다. 청년희망적금 만기가 돌아오는 내년 2~3월부터 신청자가 몰릴 수 있으니, 미가입자들은 그 전에 가입하기를 권한다.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고도 여력이 된다면 추가로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상품도 있다. 한화생명의 보험업권 상생금융 1호 상품인 ‘2030 목돈마련 디딤돌 저축보험’이다. 이 상품은 지난달 출시한 5년 만기 저축보험으로 총 급여액 7000만원 이하,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인 만 19~39세가 가입 대상이다. 5년간 5%를 기본 보장금리로 제공하며 월 10만~50만원을 납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