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금융업권을 중심으로 PF정상화 펀드를 2조원 이상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PF 위험을 막겠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반복되는 PF 위기에 매번 금융권에 손을 벌리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정부는 26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통해 부실·부실 우려 사업장의 재구조화를 위해 PF 정상화펀드를 당초 1조원 규모에서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재구조화란 PF 채권을 인수·결집한 뒤, 채권의 권리관계 정리 및 법률 이슈 해소 등을 통해 사업·재무구조를 재편하는 것을 말한다.

먼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 투자자가 1대 1로 매칭되는 '캠코펀드'(PF정상화지원펀드)에는 1조1000억원 규모로 신한·국민·NH농협·우리금융지주와 민간 투자자가 참여한다. 캠코펀드 조성은 이달 중 완료되며 실사가 완료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매입을 위한 입찰에 착수한다. 이를 위해 캠코는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등 5개 위탁운용사와 지난 7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신한자산운용은 2350억원 규모로 조성한 '신한PF정상화지원펀드'를 출범하며 첫 정상화 사례로 제 2금융권 차입금(브릿지론)을 본 PF로 전환하지 못해 채권자가 공매를 신청한 서울 중구 회현역 인근 삼부빌딩을 소개했다. 신한PF정상화지원펀드는 선순위 대출채권 일부를 양수하고 출자전환 형식으로 유입해 낙찰대금을 모두 납부하고, 해당 빌딩을 10년 장기임대주택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와 별개로 1조원 규모의 별도 펀드도 조성한다. 먼저 해당 펀드에는 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6000억원을 투자한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캠코펀드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금융권에서 조성하는 별도 펀드에 약 2000억원 규모로 참여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자회사를 포함해 약 7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저축은행 및 캐피탈 등 저축·여신업권에서 4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미 캠코펀드에도 참여한 신한금융그룹은 별도펀드에는 신한캐피탈과 신한저축은행 차원에서 업권별 투자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별도 펀드에서는 PF 사업 재구조화가 필요한 사업장을 자체적으로 선별해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건설업계 살리기에 금융권에서 수조원대 펀드를 조성하는 것에 대해 취지는 이해하지만, 반복되는 부동산 PF발 위기에 재차 금융권을 해결사로 나타나는 상황에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PF 보증 여파로 100대 건설사 중 45개가 워크아웃·법정관리를 겪었다. 당시 정부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PF 대주단 협의회를 가동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11년에도 공격적인 부동산 PF 투자로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터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31개의 저축은행이 파산하는 상황에서 각 금융지주들이 부실 저축은행들을 인수하며 떠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