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KB 금융그룹 CEO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11월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KB국민은행이 리딩뱅크를 탈환하고 KB금융그룹이 리딩금융그룹이 된 점이 회장 임기 기간 가장 보람된 일로 생각한다"며 "다만 글로벌 순위로 보면 60위권에 머무는 점은 아쉽지만, 이 부분은 양종희 KB금융 회장 내정자가 잘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윤종규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본점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14년 취임 후 3년간은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탈환을, 이후 3년간은 KB금융그룹의 리딩금융그룹 달성을, 마지막 3년간은 흔들리지 않는 경영승계절차 구축을 주요 목표로 삼았다"며 "KB금융은 제게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고 삶의 일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9년을 돌아보며 "취임 당시 KB금융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며 "지배구조는 흐렸고 직원들은 자긍심을 점차 잃어가는 상황이라 많은 분이 회장 취임에 대해 축하보다는 걱정을 주셨던 시기"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직원 자긍심, 고객 신뢰 회복에 무게를 두고 KB국민은행을 리딩뱅크 자리로 되돌려 놓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며 "임직원들의 바람과 노력이 합쳐져 결실을 맺었고, 취임 후 3년도 채 되지 않아 리딩뱅크, 리딩금융그룹이라는 이름을 다시 찾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윤 회장은 뒤처진 글로벌 순위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윤 회장은 "리딩금융그룹이라고 한다면 10위권, 20위권 반열에 올라야 하는데, 세계 순위로 보면 세계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상당히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2002년 '금융의 삼성'이라는 표현을 가장 먼저 썼는데, 20년이 지난 지금을 돌아보고 진전이 얼마나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씁쓸한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계 20위권에 들어가려면 자본 규모를 2.5배를 늘려야 하는데, 개별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서 가능한가에 대해서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부코핀은행의 경영 정상화에 대해 윤 회장은 "KB부코핀은행은 경영권을 취득할 당시부터 인도네시아 내 부실은행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부실채권은 확대되고 정보기술(IT) 선진화 작업도 불가능했다"며 "부실채권 정리의 경우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IT 선진화 작업은 내년 6월쯤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의 경우는 '제2의 마더마켓'으로 생각해 KB그룹의 증권, 캐피털, 보험 등이 진출했는데 계열사 간 파트너십을 통해 더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 회장은 금융지주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회장은 "지배구조는 답이 없다"며 "각 회사가 처한 상황과 업종 특성, 문화적 차이 등을 고려해 고유의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며,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었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면서, 3·6년마다 바뀌는 체계를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양종희 부회장에 대해 윤 회장은 "은행에 20년 있어 훨씬 은행 경험이 풍부하고, 거의 모든 부분에 경험이 있으며 직접 관여했기에 훨씬 더 잘할 것"이라며 "제가 취임했을 땐 은행에 CEO로서 뒷받침해 줄 분이 없어 제가 은행장을 겸임했지만, 지금은 이재근 행장이 든든한 CEO로 있기 때문에 더 낫다"고 말했다. 이어 "양 내정자는 글로벌과 보험을 소상히 알고 있어서 저보다 빠른 속도로 비은행부문 확장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윤 회장은 "양 내정자가 지속가능한 KB금융, 그리고 한 단계 도약하는 KB금융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본다"며 "양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도록 남은 기간 인수인계에 열심히 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