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에서 연 8% 특판 적금을 판매하면서 예금 유치 경쟁에 나서자 신용협동조합(신협)도 고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 일부 신협 지점은 월 납입 한도가 없는 일반 적금 상품에 연 6% 금리를 주고 있다. 납입 한도를 100만~200만원으로 제한한 새마을금고와 차별화한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의 한 신협 지점이 신협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가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만기 1년)을 연 6% 금리로 출시했다. 이 상품의 기본 금리는 연 5%인데, 앱으로 입출금 통장을 개설하면 연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제공한다. 특판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월 납입 한도도 없다.
부산과 청주, 제주 신협 지점에서도 연 5.5%의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현재 신협 특판 금리가 대부분 연 4.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고금리에 해당한다.
최근 충청권의 한 새마을금고가 연 8% 특판 적금을 출시해 2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이 상품은 지점 방문 고객에 한해 판매했다. 이 상품의 가입 기간은 1년이며, 월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이 지점에 출자금 100만원을 납입할 경우 월 200만원까지 가입 가능하다. 월 납입 한도가 있고 지점 방문 고객에게만 판매했다는 점에서 신협 연 6% 적금과 차이를 보인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이 고금리를 제공하며 예금 유치 경쟁에 나선 것은 내년 1월까지 약 100조원 가량의 예·적금이 만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늘어난 금융권의 수신 잔액은 96조2504억원이다. 집계 액수에는 은행권의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과 저축은행·신협·상호금융·새마을금고의 수신 증가액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발(發) 유동성 위기가 겹치자 금융사들이 높은 금리의 예·적금을 출시해 자금 유치에 나선 데 따른 결과다. 당시 은행들은 채권시장이 얼어붙어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자 예금 금리를 연 5%대까지 높여 시중 자금을 끌어왔다. 2금융권도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연 7%대에 이르는 특판 상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당시 금융사들의 자금 유치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 당국이 나서 특판 자제령을 내리기도 했다.
금융사들은 당시 대부분 1년 만기 상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96조원가량의 예·적금이 만기 도래한다. 이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다시 고금리 상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최근 시중은행도 연 4% 중반대 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예금 유치에 노력 중이다.
금융 당국은 대규모 자금 만기를 앞두고 예·적금 금리 모니터링 등 시장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상호금융권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다음 달 중순까지 자금 재유치 상황과 금리 수준을 매일 보고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