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가입자가 최근 6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액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주력 상품 중 하나로 펀드에 투자해 수익에 따라 환급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기조와 증시 부진 등이 겹치면서 수익률이 떨어지자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변액종신·변액연금·변액유니버셜·변액기타 보험 신계약 건수는 1만8323건으로 지난해 2분기(2만6083건)에 비해 29.8% 감소했다. 최근 6년 동안 가장 적은 수치다. 6년 전인 2017년 1분기(21만9829건)와 같은 해 2분기(18만6336건)와 비교하면 최대 90% 줄었다.
변액보험 신계약 건수는 2017년 81만3806건, 2018년 56만6912건, 2019년 30만8063건, 2020년 30만9905건으로 하락하다 2021년 40만1553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2022년 18만4946건으로 다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변액보험에 가입했던 고객도 보험을 해지하는 추세다. 올해 2분기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3조1044억원으로 지난 분기보다 414억원 줄었다. 3년 전인 2020년 2분기(4조294억원)보다는 22.9%, 6년 전인 2017년 2분기(4조7414억원)보다는 34.5% 줄었다.
변액보험은 투자상품에 가깝다. 납부한 보험료에서 사업비 등을 제외한 돈으로 각 펀드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내면 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 늘어나는 구조다. 직접 펀드에 투자하면 가입·환매 때마다 매번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변액보험을 통하면 펀드 변경 시 수수료가 없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적용돼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고객이 많이 찾는 상품이었다. 변액보험을 통해 가입할 수 있는 펀드는 주식형·채권형과 둘을 섞은 혼합형 등으로 나뉜다.
하지만 미국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면서 주가가 하락하자 펀드 수익률도 같이 떨어졌다. 여기에 고금리 영향으로 채권형 펀드마저 수익률이 둔화됐다. 펀드보다 더 안전한 상품으로 갈아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변액보험 인기가 줄어든 것이다.
변액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의 ‘아시아주식형펀드’ 누적 수익률은 2005년 설정 이후 이날까지 204.89%로 상위권이지만, 최근 1년 수익률은 –3.05%다. 최근 3년 수익률도 –4.29%다.
해외 채권형 변액펀드 수익률 1위인 미래에셋생명의 ‘글로벌채권형’의 최근 1년 수익률은 0.29% 수준이고,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7.81%다. 국내 채권형 변액펀드 수익률 1위인 삼성생명의 ‘채권형’도 최근 3년 수익률은 –4.84%를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교보·KB라이프·한화생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험업계는 비슷한 상황이 지속되면 변액보험 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주가가 많이 떨어지다 보니 과거보단 (변액펀드) 수익률이 떨어진 게 사실이다”라며 “고객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경향이 강해져 변액보험에 투입되는 자금도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