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예대마진 축소 요구로 올해 3대 지방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비즈DB

지방 금융지주의 비(非)은행 자회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며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의 부동산 PF 손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점차 고금리에 기반한 은행의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의 부동산 PF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 지방 금융지주의 수익성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삼성증권, 한국신용평가 등에 따르면 지방 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의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잔액은 5조7000억원에 달한다.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 PF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BNK금융지주다. BNK금융의 비은행 부문 부동산 PF 잔액은 3조1000억원으로 금융지주 전체 PF 잔액의 32.3%를 차지한다. BNK금융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업 관련 대출채권의 부실 확대 가능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BNK금융은 PF대출이 모두 선순위 대출에 해당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1%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은행과는 달리, 비은행 자회사의 부동산 자산 위험은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정서희

BNK투자증권의 경우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부동산 PF 관련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PF는 후순위 비중이 높고, 지방과 광역시 소재 브릿지·초기단계 사업장 중심으로 취급됐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부동산 PF 관련 사모사채와 채무보증 등이 기한이익상실(EOD) 발생, 분양률 저조 등의 사유로 요주의 또는 고정이하자산으로 분류됐다. BNK투자증권은 고정이하자산에 대해선 충당금을 상당 부분 설정했다. 하지만 요주의자산의 경우 충당금 설정규모는 크지 않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BNK투자증권의 지난 3월 말 부동산 관련 우발부채(채무보증채무보증) 규모는 6182억원, 자본 대비 우발부채 부담은 56.9%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은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시장 경색으로 PF 부실 발생, 충당금 확대 등 영향으로 올해 예상 실적이 목표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여 그룹 차원의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라며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사업 중 브릿지론(부동산 개발사업 인·허가 전 단계의 대출)과 중·후순위 채권이 많은 사업장이 많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 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리스크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BNK캐피탈의 경우도 부동산 PF의 부담이 크다. 부동산PF 자산 잔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조7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자산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금융자산 내에서 상대적으로 단기 부실화 위험이 큰 브릿지론의 잔액은 3770억원으로 영업자산의 4%를 차지한다. BNK저축은행은 총여신 대비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43%에 달한다. 특히 부동산PF, 브릿지대출 등 부동산 개발업 관련 대출 비중이 높다.

김경근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있고, PF 위험이 실질적으로 축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및 부동산 경기의 변동성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건전성 관리 능력이 중요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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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지주의 비은행 자회사 부동산 PF 잔액은 1조6000억원이다. 금융지주 전체 부동산 PF 잔액의 37.2%가 비은행 부문이다. DGB금융의 경우 비은행 자회사인 하이투자증권에서 부동산 PF 관련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DGB금융의 올해 1분기 중 증가한 고정이하여신의 약 90%는 하이투자증권 여신으로 구성됐다.

JB금융지주는 다른 지방 금융지주에 비교해 비은행권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작은 편이다. JB금융의 부동산 PF 잔액은 총 5조7000억으로, 이 중 비은행 자회사의 비중은 17.5%(1조원)이다.

비은행의 부동산 PF 부실은 지방 금융지주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PF 부실 우려에 따른 대손충당금 확대, 부실 현실화에 따른 실적 부진 등이 이어진다면 지방 금융지주의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PF 부실 확대 등으로 인한 재무건전성 저하는 지방 금융지주의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비은행 자회사의 리스크 관리가 지방 금융지주의 수익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