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본점 전경/뉴스1

금융감독원이 고객 계좌를 무단으로 개설한 사실이 적발된 DGB대구은행에 대한 검사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일까지였던 대구은행에 대한 검사 기한을 연장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 통제 미흡 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검사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며 "일반적인 검사와 달리 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대구은행 직원 수십명이 고객 동의 없이 1000개가 넘는 고객 계좌를 무단으로 개설한 정황이 포착돼 지난 8월 9일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대구은행은 2021년부터 은행 입출금통장과 연계해 증권회사 계좌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직원들이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고객에게 알리지도 않고 계좌를 무단으로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실제로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후 이를 수정해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데 활용하는 식이다. 또한 임의 개설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방식 등을 동원했다.

금감원의 검사가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구은행의 연내 시중은행 전환은 사실상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대구은행이 자본금, 대주주 적격성 등의 심사 요건을 상당 부분 충족했다고 판단, 예비인가를 건너뛰고 본인가 절차를 밟는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통상 예비인가에 두 달, 본인가에 한 달이 소요된다. 그러나 내부통제 실패로 인한 금융 사고가 발생하자 은행업 인가를 새로 받는 방식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일단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온 뒤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은행 측은 "금감원 검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동시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 신청을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