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사업자들이 소상공인 등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율이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간편결제업자들은 두 번째 수수료율 공시를 통해 첫 공시 때보다 수수료율을 평균 0.12%포인트 낮췄다. 특히 영세사업자에 대해서는 최대 0.69%포인트까지 수수료율을 인하한 곳도 나왔다.
간편결제 사업자 중 소상공인 등 가맹점에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부과한 곳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3월 시행한 첫 간편결제 수수료 공시에서도 가장 높은 수수료율을 기록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공시 때와 동일한 수준의 수수료율을 유지하며 수수료율 인하 노력을 하지 않았다.
선불전자지급수단 결제 수수료율과 카드 결제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각각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페이였다. 선불결제는 네이버페이머니나 카카오페이머니처럼 미리 돈을 충전해 쓰는 것이다.
31일 간편결제 사업자의 올해 2월부터 7월까지의 수수료율 공시를 취합한 결과, 선불결제 수수료율(평균)은 1.84%(영세)~2.21%(일반) 수준으로 분포했다. 카드결제 수수료율(평균)은 0.97%(영세)~2.33%(일반)로 조사됐다.
선불결제와 카드결제 모두 수수료율이 지난 3월 첫 공시보다 낮아졌다. 지난 3월 말 기준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2.00%(영세)~2.23%(일반)이며,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1.09%(영세)~2.39%(일반)이었다.
금융감독원은 간편결제 수수료가 소상공인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수수료 부과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간편결제 수수료 자율 공시를 시행하고 있다. 간편결제업자가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율 결정을 ‘깜깜이’로 운영해 소상공인은 적정 수수료율을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전자금융업자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결제 수수료 외에도 다양한 수수료가 포함돼 있으나, 이 수수료를 항목별로 구분해 관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시 대상 전자금융업자는 간편결제 거래 규모가 월 평균 1000억원 이상인 곳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지마켓, 11번가, SSG닷컴, 우아한형제들, NHN페이코, 비바리퍼블리카 등 9개사다. 이들은 가맹점 연매출에 따라 ▲영세(3억원 이하) ▲중소1(3억원 초과~5억원 이하) ▲중소2(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중소3(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로 구분해 수수료율을 공시한다.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곳은 우아한형제들이었다. 우아한형제들의 선불결제 수수료율(영세~일반)은 3.0%이다. 카드결제 수수료율도 영세 1.52%, 일반 3.0%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공시 결과에 대해 “핀테크, 오픈마켓, 배달앱 등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거래액 기준으로만 상위 9개사를 비교했다”라며 “배달앱 업계만 놓고 본다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모두 3%로 동일하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빅테크 3사는 선불결제 수수료율 전체 평균(영세·중소·일반 미구분)이 1.65%로 지난 3월(1.74%)보다 0.9%포인트 낮아졌다. 빅테크 3사의 선불결제 수수료율은 지난 2021년 2.02%를 기록한 뒤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선불결제 수수료율이 평균 1.56%로 가장 낮았다. 카카오페이는 평균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1.41%로 선불업체 중 최저치를 부과했다.
영세사업자에 대한 수수료율 지원도 더욱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결제업체는 평균 0.16%포인트의 수수료율을 인하했다.
특히 네이버파이낸셜은 영세사업자에 대한 선불결제 수수료율이 가장 낮았다. 지난 3월보다 0.01%포인트 인하한 0.9%의 수수료율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영세사업자에 대한 선불결제 수수료율이 0.79%로 3월 대비 무려 0.69%포인트 인하했다. 카드결제 수수료 역시 0.42%포인트 인하한 0.79%로, 전체 업체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이번 간편결제 수수료 2차 공시에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서 수수료 공시에 따른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 효과가 증명됐다. 공시를 계기로 업체 간 자율적인 경쟁이 촉진되며 합리적인 수수료의 책정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간편결제업자의 수수료는 여전히 신용카드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 수수료는 신용카드의 경우 0.5~2.06%, 체크카드의 경우 0.25~1.47%다. 간편결제업체를 통한 카드 수수료율이 최소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높다.
간편결제 수수료는 업체의 자율로 결정된다. 하지만 신용카드 수수료는 금융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영세･소상공인 수수료 지원을 위해 전체 가맹점의 96%가 원가 이하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편결제 수수료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카드사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간편결제업체들의 수수료 인하 노력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