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도심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8월부터 '디딤돌대출'의 판매를 중단한다. 4조4000억원의 연간 공급 한도가 모두 소진된 탓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금공은 8월부터 12월 말까지 디딤돌대출의 판매를 중단하고 디딤돌대출의 신청을 주택도시기금으로 일원화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디딤돌대출의 공급 계획인 4조4000억원이 모두 소진되면서 더는 디딤돌대출을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주금공 관계자는 "올해 디딤돌대출의 공급 계획을 다 채워서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디딤돌대출의 판매 창구를) 주택도시기금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이 6000만원(생애최초·신혼·2자녀 이상인 경우 7000만원까지)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이다. 5억원(신혼·2자녀 이상 가구 6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대출 가능 금액은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경우 3억원, 신혼·2자녀 이상 가구는 4억원까지 늘어난다.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뉴스1

디딤돌대출은 주금공에 신청해 심사를 받거나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에 직접 신청하는 방식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올해 주금공을 통한 디딤돌대출 판매가 중단되면서 고객은 은행을 통해서만 디딤돌대출을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에서 똑같은 조건에서 디딤돌대출을 실행하는 만큼 불편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다만, 주금공의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을 동시에 이용해 집을 구매하려던 고객은 다소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지원 요건을 충족하면 두 상품을 같이 이용하는 수요도 있었는데 주금공이 디딤돌대출 판매를 중단하며 이 부분에 대해선 고객이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디딤돌대출이 금리 인상과 주택 시장 안정화가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올해 공급 한도가 빠르게 소진된 것은 정부가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디딤돌대출의 대출 조건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금공은 지난 6월 말부터 생애 최초 디딤돌대출에 대해 주택담보비율(LTV)을 80%까지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