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석모도에 개발 중인 온천 체험형 숙박시설 리안월드 핫스프링 빌리지 시공사의 주관은행인 더케이저축은행의 대출 관리 부실 의혹이 제기됐다. 더케이저축은행은 “시공사와 밀착 관계가 전혀 없다”며 이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리안월드 빌리지 계약자 협의회(협의회)는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케이저축은행 본점 앞에서 이 저축은행이 잔금 대출 상품을 부실 관리했다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80여명이 참석했다.

협의회는 “우리는 500여명으로 구성된 석모도 리안월드 핫스프링 빌리지 조성 사업의 분양계약자이자 준공을 위해 잔금 대출에 직접 기재한 차주다”라면서 “잔금 대출 부실 관리는 물론 사업 책임과 대출금 집행 주체인 사업자들에 편의를 주고 금융 약자인 우리에게 신용 관리 대상 등재로 일상과 사업에 어려움을 끼친 관련 대주단 더케이저축은행과 OSB저축은행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케이는 동호건설과 짜고 치는 고스톱을 그만하고 대출 약정대로 이행하라’, ‘준공 미끼로 사기 대출을 해주고 신불자(신용불량자)가 웬말이냐’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한 수(受)분양자(분양권을 받는 사람)는 “노후 자금 2억원을 몽땅 넣었는데, 뉴스에서만 보던 분양 사기를 당하게 될 줄 몰랐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리안월드 빌리지 계약자 협의회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케이저축은행 본점 앞에서 이 저축은행의 대출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민하 기자

협의회에 따르면 수분양자들은 지난 2016년 말 노후 생활 자금 용도와 온천 사용 등의 목적으로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행사가 온천과 상관없는 토지개발행위로 허가를 받은 뒤 분양부터 하고, 그다음에 온천단지로 용도변경을 하려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6년이 넘게 공사는 지연됐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의 수분양자가 이미 2억~5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만큼 완공을 원했고, 시공·시행사도 책임준공을 약속했다. 시행사의 자금이 고갈됐다는 소식에 수분양자들은 준공 후 납부할 마지막 남은 잔금을 유동화하는 집단 자서 대출을 통해 신탁했다. 하지만 공사는 여전히 진척되지 않았고, 이들이 마련한 300억원의 자금도 모두 소진됐다. 준공까지의 이자는 시행·시공사가 내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연체됐다.

협의회는 더케이저축은행이 처음부터 시공사와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하지 않고 약속된 준공 일자를 1년이나 넘게 지난 상황에서 이미 해야 했을 대출 약정 위반에 대한 조치를 하지도 않고, 지금까지 편법으로 계속 시공사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리안월드 빌리지 계약자 협의회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더케이저축은행 본점 앞에서 이 저축은행의 대출관리 부실 의혹을 제기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정민하 기자

이에 대해 더케이저축은행은 사실이 아니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우선 최초 대출 취급 시기는 수분양자들이 분양을 받은 2016년으로부터 5년 뒤인 2021년 3월이기에 당시 분양 행위와 관련해선 연관되거나 관여된 부분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더케이저축은행이 오히려 분양자들에게 이자가 연체됐으니 모든 금액을 갚으라고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는 협의회의 주장엔 “수분양자들이 자필로 서명한 여신거래 약정 및 추가약정서에 근거했고 대출 기한 만기도래에 따른 상환 요구다”라고 강조했다.

더케이저축은행은 “올해 6월 중에는 연체된 이자를 납부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함을 여러 차례 안내했으며, 대출금 만기가 3개월 경과될 경우에는 신용관리대상자로 등록돼 금융거래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안내하였음에도 수분양자들이 ‘연장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해 연장을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일부 차주는 당 저축은행의 안내에 따라 6월 말 만기 연장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