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인앤드컴퍼니가 현재 웹 3.0 시대에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지난 4일 양영훈 베인앤컴퍼니 파트너(왼쪽)와 국내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쟁글의 김준우 대표가 웹 3.0 시대의 기업들의 전략 변화에 대해 논했다. /이진한 기자
“결국 웹3.0 시대가 활성화하기 위해선 대중의 선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껏 블록체인, 가상자산 등 웹3.0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실생활에 쓰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많이 받아왔다. 그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양영훈 베인앤컴퍼니 파트너

양영훈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는 웹3.0 시대가 오기 위해선 블록체인을 포함한 웹3.0 관련 기술이 어떻게 일상생활에 접목될 수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자산 시장이 크고 작은 잡음을 겪으며 웹3.0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그러나 웹3.0은 소비자와의 공존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 산업의 구조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는 하나의 도구다”라고 했다.

베인앤드컴퍼니(이하 베인)는 세계 3대 컨설팅 기업 중 하나로, 지난 2020년부터 웹3.0 관련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인은 유통, 기술, 금융 등 여러 전통 기업이 웹3.0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웹3.0 접근 채널 ▲웹3.0 서비스 활용 ▲블록체인 플랫폼 제작 ▲인프라 구축 등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컨설팅해 주고 있다.

또한 베인은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크로스앵글(쟁글)의 김준우 공동대표를 웹3.0 부문 자문위원으로 영입하며 관련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김 위원은 “이제 웹3.0 진출 기업은 그 성과를 소비자에게 보여줄 시기가 다가왔다”며 “유용성, 실용성 등을 입증하며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인앤드컴퍼니 제공

베인이 꿈꾸는 웹3.0의 모습은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가 혜택받을 수 있는 ‘선순환의 시장’이다. 인터넷으로 표현되는 웹1.0, 플랫폼의 시대인 웹2.0 시대에서 소비자는 기업과 같은 공급자가 주는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으나 웹3.0 시대에서는 소비자 역시 참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파트너는 “유튜브와 같은 많은 소셜미디어(SNS)의 경우, 많은 참여자가 이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했지만 수익 배분은 콘텐츠 양이 아닌 광고 노출도 등에 따라 다르다”며 “웹3.0 시대엔 블록체인 기술로 참여자의 콘텐츠 기여 빈도, 활동량 등을 투명하게 기록할 수 있기에 이에 따른 수익을 합당하게 나눠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양영훈 파트너는 198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베인앤드컴퍼니엔 2017년 합류해 국 및 해외 사모펀드, 전략적 투자자(SI) 대상 다수 기업 투자 및 인수 실사 등을 역임했다. 이후 베인 내 웹3.0 리더로서 관련 사업을 담당 중에 있다.

김준우 위원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삼성증권,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후 NXC에서 신사업 개발 및 투자 관리 팀장, NXVP(NX Venture Partners)에서는 대표이사를 맡은 후 지난 2017년 크로스앵글을 공동 설립했다.

조선비즈는 지난 4일 베인의 웹3.0 전략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을 서울 중구 베인앤드컴퍼니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웹3.0란 무엇인가.

양영훈(이하 양) 파트너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존 사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구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너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웹3.0은 하나의 단어로 칭하기보다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의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준우(이하 김) 위원 “동감한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게 있더라도 지금까지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지선다형’처럼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웹3.0 체계로 넘어와서 소비자가 스스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는 형태가 가능하게 됐다. 웹3.0의 큰 특징이라고 하자면 프로토콜 경제, 즉 ‘참여형 경제’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베인앤컴퍼니가 현재 web 3.0 시대에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4일 양영훈 베인앤컴퍼니 파트너가 웹 3.0 시대의 기업들의 전략 변화에 대해 말했다./이진한기자

ㅡ웹3.0의 어떤 모습이 소비자의 참여를 끌어낸다는 것인가.

“플랫폼 시대인 웹 2.0을 두고 말하자면 소비자들은 플랫폼에 기여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받기 어려웠다. 가령 유튜브 같은 경우, 콘텐츠를 어마어마하게 만들어 내더라도 조회수가 많이 나오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 그러나 웹3.0에서는 소비자가 기여하는 서비스에 비례해 인센티브 구조가 기술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ㅡ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웹3.0 시대에 탄생한 이더리움, 아발란치 등은 특정 기업의 네트워크가 아닌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네트워크’다. 따라서 만일 소비자가 해당 네트워크를 이용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바로 접목시킬 수 있다. 또한 웹3.0은 계약이 자동으로 체결되는 ‘스마트 콘트랙트’ 개념을 사용하는데, 조건 값만 맞으면 채용, 서비스 제공 등 자동으로 시스템이 작동한다. 중간 관리 단계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보다 편리하고 빠르다.”

ㅡ베인의 웹3.0 컨설팅 기법이 궁금하다.

“베인은 웹3.0 사업을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컨설팅을 진행한다. 첫 번째 영역은 ‘웹3.0 접근 채널 모색’이다. 웹3.0에 접근하고자 하는 기업이 대상이며 어떤 경로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지 함께 모색한다. 두 번째 영역은 ‘웹3.0 서비스 활용 방법’이다. 기업이 만든 아이디어나 상품을 디앱(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할지 등 적합한 방법을 조언해 준다. 그다음으로는 ‘블록체인 플랫폼 제작’과 ‘인프라 구축’ 단계가 있다. 각각 영역에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운영 방법 및 감사(audit), 설루션 등의 자문을 제공한다.”

베인앤컴퍼니가 현재 web 3.0 시대에 기업들이 해당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가운데 4일 국내 가상자산 전문 분석업체 쟁글의 김준우 대표가 웹 3.0 시대의 기업들의 전략 변화에 대해 말했다./이진한기자

ㅡ올해 웹3.0 시장의 변화가 있다면.

“기업이 실제 결과물(outcome)을 하나둘씩 가지고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웹3.0 시장에 대해 탐구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젠 웹3.0 탐구 단계를 지나 준비 및 도입 단계에 이른 기업이 많이 보인다. 올해 베인과 쟁글이 공동 주최하는 웹3.0 행사인 ‘어돕션’에 참석 의지를 밝힌 기업이 250여곳이 넘는다.”

ㅡ가상자산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웹3.0 시장에도 영향은 없는가.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던 것은 사실이다. 웹3.0 시장에 대한 의구심의 목소리도 커졌었다. 그러나 사실 시장 침체를 일으킨 것은 기술 문제가 아닌 부정 회계, 횡령 등 ‘사람의 일탈’이었다. 또한 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은 웹3.0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지 웹3.0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현재 코인 시장이 활기를 잃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움직임은 점차 커지고 있다.”

ㅡ가상자산 시장 침체기의 돌파 전략은 무엇인가.

“상황이 어려울수록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바로 그것은 ‘왜 이 시대는 웹3.0을 필요로 하는가’이다. 이젠 웹3.0이 왜 필요한지 보여줘야 할 시기다. 비트코인, 대체불가토큰(NFT) 등 수많은 서비스가 탄생했지만 실용성이 있는지 등 여전히 의구심을 품는 사람이 많다. 실생활에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웹3.0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ㅡ웹3.0 시대에서 국내 시장이 갖고 있는 잠재력은.

“해외에서 주목할 만큼 국내 기업은 웹3.0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대표적이다. 팬들의 참여도가 매우 높고 또한 대기업도 왕성하게 참여 중인 산업이기에 웹3.0 시대에 아주 알맞다고 생각한다.”

ㅡ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웹3.0이 세상 모든 것을 다 바꾼다는 거창한 믿음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웹3.0은 소비자의 혜택을 강화하는 하나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이 등장하고 나서 보편화하는데 수년이 걸린 만큼, 웹3.0도 그렇다. 혁신적인 기술이 탄생해도 그것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몇 년 뒤에 유의미한 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잘 준비해 나가겠다.”

☞ 양영훈 파트너는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베인앤드컴퍼니 컨설턴트(2017~2019) ▲배인앤드컴퍼니 상무(2019~2021) ▲베인앤드컴퍼니 부파트너(2021~2023)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2023~)

☞ 김준우 자문위원은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삼성증권 트레이더(2011~2014) ▲삼성전자 기업전략부 근무(2014~2016) ▲NXC 신사업 개발 및 투자관리팀장(2016~2017) ▲ NXVP 대표이사(2017~2018) ▲크로스앵글 공동 창립자(2018~) ▲베인앤드컴퍼니 웹3.0 부문 자문위원(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