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하반기 금융권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하면서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한 단속에 들어간다. 금감원은 특히 지난해 종신보험의 불완전판매 문제가 대거 적발된 만큼 올해도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불건전 영업행위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7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사의 불완전판매와 금융소비자보호법 준수 여부를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한다. 금감원은 올해 점검 횟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최대 1500회로 정했다. 은행과 같은 금융상품 판매 점포 1000여곳과 텔레마케팅·다이렉트 등 비대면 채널 500여회 등이다.
미스터리 쇼핑은 전문 외부업체 조사원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상품을 구매하면서 투자자보호 방안 준수 여부, 금융상품을 권유할 때 확인해야 하는 의무사항 등을 제대로 알려주는지 등을 평가하는 제도다.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콜센터에 전화해 상담받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2009년 펀드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평과 결과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저조 등 5등급으로 나뉜다.
금감원은 점검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올해 보험사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종신보험 판매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 결과, 판매 과정에서 계약 전 중요한 설명이 누락된 사례가 대거 적발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지난해 9~12월 중 17개 생명보험사의 종신보험 판매에 대한 미스터리 쇼핑을 실시한 결과, '보통'은 2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 15개사는 모두 '저조' 등급을 받았다. 생보사의 88.2%가 판매 과정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금감원은 미스터리 쇼핑 결과 생보사들이 설명의무 이행 등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적발했다. 생보사들은 금융소비자에게 가입제안서를 보여주며, 간단한 보장내용만 설명하고, 민원·분쟁 유발 소지가 큰 보험금 지급제한 사유·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해약환급금 등에 대한 설명을 누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미스터리 쇼핑에서 종신보험의 문제점이 대거 적발된 만큼 올해도 해당 상품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특히 문제가 많았던 단기납 종신보험의 경우 올해 손보사들이 공격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보다 불완전판매는 줄었을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미스터리 쇼핑 외에도 금융소비자보호실태평가를 통해 현장에서 금융소비자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보호 관련 이사회·경영진 면담 및 현장 점검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