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드펀딩 홈페이지 캡처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온투업계)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출잔액이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상위 3사마저 평균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가운데 한계에 부딪힌 중소형 온투업체 위주로 사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0일 온투업체 비드펀딩이 온투업 영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비드펀딩은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급변하는 세계 및 국내외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현황 등으로 6월 30일 영업을 종료하고자 한다"면서 "지난 12일 주주총회 특별결의에 의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영업 종료를 의결했으며, 19일 모든 상품의 상환이 완료돼 별도 청산 업무 없이 영업 종료 예정이다"라고 했다.

공공기관 매출채권 전문 플랫폼 비드펀딩은 2021년 8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사실상 초창기에 온투업을 등록한 셈이다. 비드펀딩은 투자자들의 자금으로 매출채권을 구매해 기업의 결제 대금 회수 단계를 축소해 주는 선(先)정산 서비스를 제공했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총 314억원가량의 대출을 시행했다.

그래픽=손민균

비드펀딩이 2년도 채 되지 않아 온투업 사업을 정리한 배경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있다. 담보로 한 매출채권이 대부분 개발·건설업 분야에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0%대였던 연체율은 올해 1월 13.1%, 2월 15.8%로 급등했다. 올해 들어 신규 취급 대출 규모도 7억~8억원에서 1억원 언저리로 크게 줄었다.

이는 비단 비드펀딩만의 문제가 아니다. 온투업체는 부동산담보대출이 65%,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5%를 차지하는 등 부동산 관련 상품이 전체 대출의 70%를 차지한다. 대부분 부동산 위치가 지방인 경우가 많아 타격이 컸다. 여기에 안전자산 선호에 따라 투자가 줄면서 대출로 운용할 자금이 부족해지고, 신규 대출을 내줄 수 없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위원회에 등록돼있는 온투업체 중 지난 4월 기준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긴 곳은 전체의 22.5%(11곳)에 달했다. 가장 연체율이 높은 곳은 펀다로, 41.35%였다. 특히 피플펀드·투게더펀딩·8퍼센트 등 상위 3개 사의 지난달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4.8%로, 전년 동기(1.81%)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투게더펀딩은 1년 만에 연체율이 8배 이상 올랐다.

그래픽=손민균

대출잔액도 줄고 있다. 국내 온투업계의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2858억원) 감소한 1조1294억원이었다. 대출잔액 기준 온투업 1위 피플펀드의 지난달 말 기준 대출잔액은 3075억원으로 연초보다 약 5.6% 줄었다. 같은 기간 2~3위 투게더펀딩과 8퍼센트도 각각 34.6%(697억원), 17.9%(228억원) 감소했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업계 7위였던 그래프펀딩이 결국 지난해 12월 문을 닫으면서 온투업계 줄폐업 신호탄이 쏘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면서 "4월에 업계 숙원이었던 기관투자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마땅한 탈출구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