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전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대출금리 현수막이 게시돼 있는 모습./뉴스1

전세대출의 은행별 금리 차이가 7월부터 공시된다. 기존에는 금융 소비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전세대출 금리를 비교해야 했지만, 앞으로 한눈에 은행별 전세대출 금리 비교가 가능해진다. 전세대출의 비교 공시가 가능해지면서 은행권의 경쟁이 촉진돼 164조원에 달하는 전세대출의 금리도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예대금리차 공시 대상에 전세대출을 포함하기 위해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은행의 금리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 공시 제도를 도입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만 예대금리차가 공시되고 전세대출의 금리는 공시 대상에 제외됐다. 하지만 은행권의 전세대출 규모가 164조원(올해 3월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전세대출의 예대금리차가 공시되지 않는 것은 은행의 금리 인하 경쟁을 촉진하지 못하고, 금융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별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대출금리 공시 외에 잔액기준 공시도 신설된다.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공시가 시작되면 금융 소비자는 기존에 실행된 대출의 전반적인 예대금리차를 볼 수 있다. 금감원은 잔액 기준으로도 가계대출의 가중평균 대출금리, 기준금리, 가산금리, 가감조정금리, 예대금리차,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을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일러스트=이은현

기존에 공시되던 가계대출 금리 공시도 세분화된다. 은행은 주담대·신용대출 등 대출상품별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로 세분화해 공시하고 있으나, 전체 가계대출 금리에 대해서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은행별 금리산정의 특성 등에 대한 확인, 비교가 어려웠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금리 역시 기준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세분화해 비교 공시할 예정이다.

은행권의 예금금리 공시도 강화된다. 은행은 다음 달부터 정기예금 1년·1년 미만, 가계정기예금 1년도 금리 공시 대상에 포함한다.

이번 예대금리차 공시 개편으로 예금금리가 상승하고, 대출금리는 인하되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세대출처럼 서민층이 이용하는 대출 상품으로 예대금리차 공시가 확대되면서 대출 금리가 인하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도 공시되면서 새롭게 실행되는 대출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의 예대금리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은행권은 다음 달 예대금리차 확대 공시를 준비하는데 분주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경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에 따라 내용을 준비하고 있다"라면서도 "다만, 공시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공시 자체의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매달 20일 은행연합회를 통해 예대금리차 공시를 하도록 했으나, 앞으로는 매월 말일까지로 공시 시점을 변경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