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정다운

네이버, 카카오, 토스 같은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의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가입할 수 있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된다. 보험사 입장에선 기존 보험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판매 창구가 생기는 것이다 보니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별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대응책을 짜느라 분주하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보험상품 비교·추천플랫폼' 참여로 전략을 선회하고, 보험 상품을 다각화하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등 대응 전략에 나섰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자동차‧실손‧단기‧저축성 보험을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다. 앞서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30여곳은 해당 서비스 운영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에 대한 논의 흐름이 바뀌었다"면서 "플랫폼 채널 참여 자체에 대한 반발이 컸던 초기 단계의 논의는 지나갔고, 이제는 결국 너도나도 참여하게 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해졌다"고 말했다.

한 대형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경쟁 회사가 어떤 상품군을 보험 비교 플랫폼에 올릴지에 대한 견제가 큰 상황이다"라면서 "가령 B사와 C사는 실손보험 상품을 올렸는데 우리 회사(A사)의 해당 사업부는 왜 참여하지 않느냐는 식의 압박이 생길 수 있다 보니 타사 동향을 예민하게 살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보험업계는 규제 샌드박스 추진 과정에서 보험상품의 특성상 통일된 기준으로 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게 어렵고, 플랫폼 사용에 따름 수수료로 인해 보험료가 더 비싸질 수도 있다는 등의 이유로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새 플랫폼을 활용해 브랜드 영향력을 키우고 판매 실적을 높이는 게 중요해질 것이란 판단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삼성화재도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규제샌드박스 도입 논의 초기 대형 보험사들의 플랫폼 채널 불참 가능성이 점쳐졌던 것을 고려하면 분위기가 바뀐 셈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플랫폼 참여 여부와 함께 어떤 상품 종류를 올릴지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카카페이손해보험이 여행자보험 상품을 출시했는데,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카카오페이손보가 내놓은 여행자보험은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통해 같이 여행하는 일행과 보험 상품을 함께 가입할 수 있고, 보험가입자가 사고 없이 돌아오면 보험료의 10%를 돌려주는 '안전 귀국 환급금'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4대 보험사가 쥐고 있는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이 사실 쉽지 않았는데,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보험 시장 진입을 노리고 전략을 짜고 있는 보험사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비교 플랫폼이 얼마나 활성화할지 앞으로 지켜봐야겠지만, 새 판매 채널에서 소비자 호응을 얻으려는 상품 개발 및 브랜드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 비교 추천 서비스 플랫폼. /금융위원회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통과시키며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애초 계획은 그해 11월 말 제도화할 예정이었으나 업계의 의견 차이로 일정이 지연됐다. 올해 4월 금융위는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방안'을 마련했다.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를 반영해 보험사들이 내는 플랫폼 수수료가 소비자의 보험료에 전가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수료 한도를 설정하고, 플랫폼 과실로 불완전판매 등이 발생하면 플랫폼이 즉각적으로 배상할 수 있도록 계약 실적에 비례한 영업보증금 최저한도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