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핀다 사무실에서 이혜민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대출 시장은 금융 기관마다 제공하는 금리가 다를 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도 제한적이다. 특히 중저신용자의 경우, 기관에 따라 금리 편차가 10%포인트 이상 난다. 핀다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대출비교서비스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이혜민 핀다 대표

이혜민 핀다 대표는 국내 대출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정보의 비대칭성'을 꼽았다. 그는 "과거부터 더 좋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음에도 아는 정보가 없어 그렇지 못한 사례를 접해왔다"며 "핀다를 설립한 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연쇄 스타트업 창업가다. 그는 1984년생으로 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STX 전략기획실에서 4년 반 가까이 몸담았다. 이후 신상 화장품 샘플 박스를 소비자들이 받아볼 수 있는 '글로시박스' 등을 창업하기도 했다. 그가 핀다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15년. 이 대표는 "중저신용자와 같은 취약 계층이 좀 더 나은 금리와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핀다는 지난 8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한 몇 안 되는 국내 스타트업이다. 핀다의 지난해 대출 중개액은 약 4조원으로, 이 중 1조원 정도가 대환대출로 이뤄졌다. 핀다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대환대출에 성공한 고객은 평균적으로 금리를 4.59%포인트 낮출 수 있었고 한도 또한 1000만원 가까이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핀다를 통한 대출 평균 승인율 역시 71.8% 정도로 기존 금융 기관을 통한 대출 평균 승인율(18%)보다 월등히 높다. 현재 핀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수는 131명으로 2년 만에 4배 넘게 늘었다.

/핀다 제공

현재 핀다와 제휴하고 있는 금융 기관의 수는 66개 정도로 1금융권부터 2금융권까지 다양하다. 취급하고 있는 대출 상품 또한 200여개가 넘는다. 현재 핀다는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씬 파일러(Thin filer)'나 플랫폼 노동자인 '긱 워커(Gig Worker)'를 위해 현대차, 배달의민족과의 제휴를 맺는 등 다양한 대출 상품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핀다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고객이 핀다를 선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선 더 좋은 금융 상품을 중개해 주는 것이 필수다"라고 했다. 조선비즈는 이혜민 대표를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4층 핀다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ㅡ핀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간단히 소개하자면 핀다는 대출 전문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플랫폼이다. 지난 2015년 박홍민 대표와 같이 창업했다. 핀다는 국내 유일 대출 중개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으로 보다 나은 대출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ㅡ핀다의 성과가 궁금하다.

"핀다가 출범한 후 4년 반 동안은 규제 때문에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어려웠다. 다만 최근 3년간은 매출이 65배 이상 성장했다. 누적 대출 실행 금액만 보면 2020년엔 4300억원, 2021년엔 2조50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해엔 4조원 정도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핀다 사무실에서 이혜민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ㅡ핀다가 중개한 대출 총액은 어느 정도인가.

"지난해 핀다가 중개한 대출 총액은 4조원 가까이 된다. 그중 1조원 정도가 대환대출 실적이다. 핀다는 고객이 얼마만큼 금리를 아낄 수 있었는지 등에 대한 자료도 갖고 있다. 지금껏 핀다를 통해 대환대출을 실행한 고객을 보면, 평균적으로 금리를 4.59%포인트 낮출 수 있었고 한도도 1000만원 이상 늘릴 수 있었다. 핀다가 중개한 대출의 승인 또한 70% 정도로 평균 금융 기관 대출 승인율인 18%보다 월등히 높다."

ㅡ대환대출에 대한 오해가 있다면.

"대개 소비자들은 한 번만 대출을 갈아타게 되면 끝나는 줄 안다. 하지만 그렇지만 아니다. 여러 번 대출을 갈아타면서 더 좋은 조건의 상품을 찾을 수 있다. 실제 핀다 고객 중 한 명은 지난해 9번이나 대출을 갈아타기도 했다. 2번 이상 대출을 갈아탄 고객의 경우, 평균적으로 2.2%포인트 금리를 낮출 수 있었고 한도는 364만원 늘렸다."

ㅡ핀다의 주 고객층은 어떻게 되는가.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골고루 있다. 그중 30~40대가 절반 정도로 제일 높다. 50대 이상은 30% 정도다. 핀다는 대출을 받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주로 이용하기에 소득이 있는 연령층이 주로 이용한다."

ㅡ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를 위해 핀다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 중인가.

"사실 씬 파일러의 경우, 데이터가 부족해서 해당 고객이 불량 고객인지, 우량 고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특징을 지닌다. 평가가 제대로 되지 못해 고객이 실제 갖고 있는 잠재력, 소득 창출력에 비해 평가 절하당하는 경우가 잦다. 가령 연 매출 수억원의 고깃집을 3년 운영한 이와 대기업 신입 사원의 신용도를 비교하자면 후자가 높은 경우가 많다. 씬 파일러들이 대출을 잘 받기 위해서는 이들이 가진 잠재력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핀다는 지난해 오픈업이라는 인공지능(AI) 회사를 인수했다. 앞으로 핀다는 오픈업이 지닌 AI 기술을 가지고 개인이 지닌 잠재력을 잘 파악하는 데 역량을 강화할 생각이다. 현재 핀다가 지닌 '폐업 예측 모델'의 경우 98%의 정확도를 지니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핀다 사무실에서 이혜민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이태경 기자

ㅡ다른 금융사들도 대환대출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는데, 이에 대한 위기감은 없나.

"기회이자 위기라고 생각한다. 핀다는 이전 빅테크와 경쟁을 하고 있는데,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러한 위기는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정부 주도하에 대환대출 서비스가 확장된 만큼, 그에 따른 기회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핀다는 플랫폼이기에 거래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올해 목표도 대출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만족할 만한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장인 위주 대출 상품 외에도 사업자 대출, 주택 담보 대출 대환 상품 등도 준비 중다."

ㅡ다른 사업 계획은 없나.

"소규모 특화 은행인 챌린저 뱅크에 관심이 있다. 물론 아직 챌린저 뱅크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서 당장 진행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핀다가 직접 금융업에 나서기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도 하다. 당분간은 좋은 상품을 고객에 연결해 주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나,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인터넷 은행이나 챌린저 뱅크 사업도 준비해 보고 싶다."

ㅡ연령층이 젊은 스타트업 특성상 소통의 문제는 없나.

"보통 스타트업의 경우, 임원진과 신입 직원과의 나이 편차가 심하다. 핀다에 근무 중인 직원 연령층은 2003년생부터 1970년대생까지 다양하다. 나이 차이가 30년 이상 나다보니 소통의 문제가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 핀다는 최근 자신이 갖고 있는 '꼰대스러움'에 대한 발표 시간을 가졌다. 사실 우리가 '꼰대'라고 일컫는 특징 중에서는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도 있다. 이러한 발표 시간을 통해 어떤 꼰대스러움은 버려야 하는지, 어떤 점은 좋은 방향으로 살릴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생각을 나눴다."

ㅡ핀다가 꿈꾸는 목표는 무엇인가.

"핀다의 캐치프레이즈인 '땡큐 핀다(thank you, finda!)'가 가장 잘 설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핀다를 이용하고 만족하길 바란다. 고객 효용을 중요시하는 회사로 기억되고 싶다. 핀다가 참고하고 있는 해외 기업으로서는 미국의 '아마존'이 있다. 아마존처럼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되,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싶다."

☞ 이혜민 대표는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졸업 ▲STX 전략사업기획실(2007~2011) 근무 ▲ 로켓인터넷·글로시박스(2011~2012) 공동창업자 ▲피플앤코(2012~2013) 공동 창업자 ▲눔코리아(2012~2015) 공동창업자 ▲핀다(2015~)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