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KDB생명 본사 전경. /KDB생명 제공

KDB산업은행이 이달 말 다섯번째 KDB생명 매각에 도전한다. 산업은행은 원매자의 인수자금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기 위해 무상감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매각 성사까지는 자본확충과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이달 말 KDB생명의 본입찰을 진행한다. 산업은행은 신속한 매각을 위해 예비입찰은 생략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삼일PwC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EY한영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해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 지난달부터 복수의 사모펀드(PEF) 등 인수 후보군이 KDB생명의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대상 지분은 과거 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할 때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설립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이하 KCV PEF)가 보유한 92.7% 전량이다. 시장에서는 KDB생명 인수 예상가를 6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산업은행은 매각가보단 유상증자로 KDB생명에 충분한 자본 확충을 해줄 수 있는 인수자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 인수자는 수천억원의 자본 확충을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62.47%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대표적인 자본 건전성 지표다. 금융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웃돌고 있지만,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아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6077억원인데 이 중 신종자본증권이 2129억원(약 35%)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의 일종이지만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특성 때문에 자본으로 분류되는 채권이다. KDB생명 자본의 35%가 갚아야 할 채무라는 의미다. 신종자본증권은 또한 조달 비용이 후순위채보다 높은 데다 조기상환(콜옵션)이 붙어 보험사의 장래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에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산업은행은 KDB생명 무상감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다. KDB생명은 오는 7월 10일 무상감자를 실시한다. 감자 대상은 보통주 9486만4960주이며 감자비율은 75.0%다. 액면가는 5000원으로 감자에 따라 자본금은 기존 4740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줄어든다. KDB생명 몸값을 낮추면서 재무건전성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해 KDB생명으로 사명을 변경한 두 모두 네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2014년 두 차례, 2016년, 2020년 등 매각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2020년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JC파트너스를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매각이 성사되는 듯했으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 JC파트너스가 인수한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 당국의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KDB생명 매각의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