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50세 생일을 축하하며 도지코인의 이미지를 차용해 한 팬이 트위터에 올린 '밈(meme)'. 최근 도지코인과 같은 페페·호머 심슨 등 밈 코인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여럿 상장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트위터 캡처

최근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와 문화를 본떠 만든 ‘밈(meme)’ 코인 열풍이 불고 있다. 한데 일부 밈 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밈 코인은 대개 재미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밈 코인이란 대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나 콘텐츠를 본떠 만든 가상화폐를 의미한다. 유명인의 사진 또는 사건 등을 본떠 만들기에 그 범위가 무궁무진하고 유행에 따라 탄생하기 때문에 폭발적인 수요가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또한 1개 코인당 가격이 1달러도 안 되는 등 값이 매우 싸기에 진입 장벽도 낮다.

가장 유명한 밈 코인으로는 시바견을 본떠 만든 ‘도지코인(DOGE)’이 있다. 도지코인은 밈 코인의 성공 사례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현재 전체 가상화폐 시가 총액 중 8위(13조4447억원)를 기록 중이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달 탐사 계획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그 몸집을 키웠다.

지난 23일 가상자산 전문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밈 코인인 페페코인은 이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코인 중 1위를 기록했다. /코인마켓캡 캡처

24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페페(PEPE), 호머 심슨, 스폰지 등 밈 코인이 최근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페페 코인의 경우, 가상자산 전문 시황업체 코인마켓캡이 전날 선정한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Trending) 코인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페페 코인은 지난 18일 국내 2위 거래소 빗썸이 ‘깜짝 상장’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페페 코인은 개구리 페페(Pepe the Frog) 캐릭터 모습을 본떠 만들어진 밈 코인이다. 페페 코인은 지난 4월 중순 출시돼 유니스왑 등 탈중앙화거래소(DEX)에서 거래되다가 바이낸스, 후오비 등 해외 대형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이목을 끌었다. 페페 코인은 이들 거래소에 상장되며 한 달 만에 가격이 411% 오르기도 했다. 현재 페페 코인의 시가총액은 7873억원 정도로 하루 거래량 역시 약 2081억원을 기록 중이다.

페페 코인 외에도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 중 호머 심슨을 본떠 만든 호머 심슨 코인도 단기간 가치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해외 분석 업체 애널리틱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이 호머 심슨 코인은 지난 9일 첫 출시된 이후 일주일 동안 가치가 60000%나 폭등했다. 이 외에도 미국 니켈로디언의 인기 애니메이션 스폰지송에 기반해 만든 ‘스폰지’ 역시 가격이 한 달 만에 448% 올랐다.

밈 코인인 페페코인과 호머 심슨 코인의 이미지. /트위터 캡처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밈 코인의 경우 인터넷 커뮤니티와 같은 소셜미디어(SNS) 중심으로 입소문을 통해 규모를 키워오는 경향이 있다”며 “단기간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모이며 가격 역시 빠르게 상승한다는 특징을 지닌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밈 코인에 대한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개 재미로 만들어진 코인이 대다수라 내용이 부실하고, 가격 또한 순식간에 사람이 몰린 ‘반짝 상승’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체이널리시스의 에릭 자르딘 사이버 범죄 연구 책임자는 “밈 코인은 트렌드나 대중의 열광과 같은 문화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가상자산이다”라며 “밈 코인은 대부분 가치에 대한 근거가 없고 명확한 개발 주체 또한 없기 때문에 유행에 따라 매우 큰 가격 변동성을 보인다”며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가상자산 전문 분석 업체 쟁글의 정혜원 애널리스트 역시 “밈 코인은 가치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비트코인과 같은 대형 코인과 달리 기술력이 담보되지 않는다”며 “개발 주체가 뚜렷하지 않기에 언제든지 러그풀과 같은 투자 사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