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손민균

금리는 떨어지고, 주식 시장은 불안해지자 금융소비자들이 강달러 시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테크(환율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권은 외화예금 고객 유치를 위해 우대수수료 혜택 등을 내세운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

환테크는 환율 변동 방향을 예측해 외화를 사고팔아 이익을 얻는 투자 전략이다. 소비자들은 환테크의 대표적이자 쉬운 방법으로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통장에 넣어두는 외화예금을 주로 택한다. 만기가 됐을 때 외화를 원화로 바꾸면 환차익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은행에서 예치 기간만큼 금리를 적용해 주기에 이에 따른 수익도 보장받을 수 있다.

기준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미국 달러예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외화예금 금리는 4~5%대다. 최근 시중은행의 일반 예·적금 금리가 3%대 초반에 불과한 점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울 중구 한 시중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은행들은 늘어난 환테크족(族)의 수요에 신규 외화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달러 확보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최근 외화예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개인 및 개인사업자 고객을 대상으로 예금금리에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우리 WON 외화정기예금 특판'을 출시했다. 1000달러부터 50만달러까지 가입할 수 있고 최대 연 0.3%포인트까지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달러예금이 국내 원화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외화예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선호하는 고객이 많아 관련 상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DGB대구은행은 외화 목적 자금 마련 통장인 'IDREAM 외화자유적금'을 내놓았다. 기본 환율 우대가 70%로 신규 가입자에게는 월 1000달러 한도 내에서 최대 80% 환율우대를 1년간 제공한다. 또한 미성년자 및 최초 신규 가입 고객에게 최대 0.3%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예금 가입 가능 통화는 미국 달러(USD), 일본 엔화(JPY), 유로화(EUR)이며, 최소가입액은 10달러 이상이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각종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외화 입출금 계좌인 '외화체인지업 예금' 계좌를 삼성증권 해외 주식 계좌와 연결한 고객 5000명에게 선착순으로 미국 10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전북은행도 7월 말까지 이벤트 기간 내 외화예금 신규 가입 후 해당 계좌에 입금 시 이체 금액의 80%를 환율 우대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 사 제공

이런 투자 배경엔 주식·코인시장 침체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진 데다가 수신금리마저 매력도가 떨어졌고, 환율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이 있다. 강세를 보이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주춤했지만, 다시 오를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달러를 사들이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예수금은 최근 오름세다. 이 은행들의 3월 말 기준 외화예수금은 755억3686만달러(약 100조6604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달러예금 잔액은 565억7100만달러(약 75조3469억원)로, 한 달 만에 5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외화예수금이 31.8%(12조2327억원) 늘어난 50조751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은행 역시 31조9014억원으로 24.5% 증가했고, 국민은행도 25조7946억원으로 21.5% 늘었다. 신한은행은 24조8196억원으로 38.1% 오르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이 큰 시기에 외화예금은 안전성과 더불어 해외주식 투자 활용, 환차익 등을 기대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도 "그만큼 환율이 하락하면 손실 위험이 있고, 환전·인출 수수료가 별도로 부과되기에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