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화하며 은행권이 대출금리를 낮추고 있지만, 보험사들은 금리를 더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의 '돈 잔치' 비판 이후 은행은 가산금리를 조정하며 자발적으로 대출금리 조정에 동참하는데 보험사만 배짱 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11개 보험사 중 7곳이 신용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지난달 신용대출금리(무증빙형) 평균금리가 10.30%로 지난해 말(10.06%) 대비 0.2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9.57%에서 9.90%로 0.33%포인트 올랐다.
자세히 살펴보면 보험사 중 가장 크게 신용대출 금리가 상승한 곳은 DB손해보험으로 지난해 말(7.78%) 대비 1.47%포인트 상승한 9.25%로 집계됐다. 한화생명과 삼성화재가 지난달 말 11.54%, 9.01%로 각각 지난해 대비 1.44%포인트, 1.05%포인트로 1%대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해상(8.89%→9.73%)이 0.84%포인트, 흥국생명(9.85%→10.22%)이 0.37%포인트, 교보생명(10.35%→10.54%)이 0.19%포인트, 삼성생명(9.39%→9.44%)이 0.05%포인트 등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했다.
지난해 말 대비 대출금리가 하락한 보험사도 있었다. 생보사의 경우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의 대출금리가 9.55%, 8.16%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01%포인트, 0.04%포인트 감소했다. 손보사의 경우 흥국화재와 KB손해보험이 11.49%, 12.02%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22%포인트, 0.9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대부분 시중은행은 이 기간 대출금리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의 대출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5.32%로 지난해 말(5.56%) 대비 0.24%포인트 감소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지난해 말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금리는 지난해 말 대비 모두 하락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신용대출금리는 연 4.75∼6.12%로 지난해 말(5.76~7.27%)과 비교하면 상단은 1.15%포인트, 하단은 1.01%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보험사는 대출금리를 더 올렸다. 보험사 대출금리는 보험사별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융채 등 기준금리에 보험사별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코픽스는 지난해 말 4.34%에서 지난달 3.53%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금융채 역시 5.536%에서 3.996%로 하락했다.
이는 대출금리의 산정 기준으로 삼는 시중은행이 당국 압박에 우대 금리를 높이거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한 것과 대조적이다. 시중은행은 역시 대출금리 산정 기준으로 코픽스,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활용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시장금리 하락분을 대출금리에 반영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대출금리가 서서히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금융권과 2금융권 간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가 조정된다"며 "지난해 말과 비교해 대출금리가 상승하긴 했지만, 지난 2월에는 대출금리가 하락한 보험사가 대다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동결된 데다, 금융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어 대출금리 인상을 할 유인이 없는 만큼 앞으로 대출금리는 더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