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가 국가기관 최초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진출한다. 이르면 상반기 중 금융당국의 본허가를 받아 하반기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신정했다. 지난해 4월 예비인가를 신청한 지 1년여 만이다. 보통 금융당국은 본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1~2개월 안으로 정례회의를 열어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르면 5~6월 중 본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한데 모아 통합적으로 관리·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개인이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고객의 재무 현황, 소비 습관 등을 분석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금융거래 정보에 기초한 자산 설계 등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우정사업본부가 본허가를 획득하면 국가기관 중 처음으로 마이데이터 사업에 진출하게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시스템 물적 요건과 소비자 보호 체계 등 금융당국의 허가요건을 충족한 만큼 본허가 승인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마이데이터 서비스 출시 준비를 이미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마이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소외계층의 모바일 접근성을 고려한 큰 글씨, 유니버스 디자인 등 지원서비스 발굴로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자산 분석을 통한 건전한 금융 활동 지원 ▲통합 자산 현황 실시간 조회 ▲은퇴 계산기·안전자금 만들기·자산 트래커를 통한 위험 관리 등의 자산 관리 서비스도 선보이기로 했다. 우체국 창구의 인프라와 인력 자원을 활용해 '나의 자산관리' 결과를 모바일뿐만 아니라 리포트 형태로 배달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장기적으로 우편·공공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까지 융합한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장 관계자는 "우체국은 우편, 예금, 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강점을 가진 국가기관으로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디지털 금융의 보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은 기업은 총 64개사다. 핀테크기업이 23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은행 10곳, 여신전문금융사 10곳, 금융투자사 9곳 등이다.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서비스 누적 가입자는 약 5854만명(중복 포함)에 달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위해 각 금융사가 주고받은 자료 등은 1200억건을 넘었다. 오는 6월까지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가 현행 492개에서 720개로 순차 확대되면 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