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일명 휴대폰깡이라고 불리는 '내구제대출(나를 구제하는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SGI서울보증의 보증 구조를 살펴본다. SGI서울보증이 제공하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 보증 구조에서 사전에 내구제대출 가능성을 감지하고 예방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다.
내구제대출은 대출이 필요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개통해 사용하지 않고 브로커(불법업자)에게 넘기면 30만~50만원의 현금을 받는 불법사금융이다. 흔히 폰테크, 휴대폰깡이라고 알려져 있는 내구제대출은 당장 소액이 필요한 20대 청년층, 주부 등이 단순한 대출이라고 생각해 접근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본인도 모르는 새 개통한 기계값과 통신 요금 위약금, 소액결제 등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브로커가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에는 모든 법적 책임이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피해자가 떠안게 된다. 당장 필요한 소액 대출을 하려다가 수십배에 달하는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SGI서울보증이 제공하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 할부 보증 체계에서 내구제대출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지 들여다본다. 금감원 관계자는 "휴대전화 개통 과정에서 SGI서울보증이 (내구제대출을) 방지할 수 있는 보완책이 있는지 논의하겠다"라며 "시스템상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볼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는 단말기를 할부로 판매할 때 SGI서울보증에 할부금의 3%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보증보험을 가입한다. 단말기 대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되면 서울보증보험이 통신사에 기기값을 대위변제한다. 채권자가 통신사에서 SGI서울보증으로 바뀌며, SGI서울보증은 채무자 추심에 나선다.
금감원이 보증체계를 점검하는 것은 SGI서울보증의 단말기 할부 보증을 기반으로 통신사가 무분별하게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내구제대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통신사는 기기값을 받지 못하더라도 SGI서울보증 보험을 통해 손해를 보전할 수 있기 때문에 내구제대출 우려가 큰 동일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SGI서울보증은 동일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6대까지 보증하고, 신용등급·단말기 가격 등에 따라 보증에 차이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보증보험 체계를 바꿔 통신사가 무리하게 휴대전화를 개통할 수 없도록 사전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신사는 30일 내 개인당 3회선까지만 개통할 수 있지만, 통신 사업자 수가 50여개에 달하고 30일이 지나면 새롭게 회선을 개통할 수 있다는 허점이 있어 내구제대출의 예방효과는 떨어진다.
금감원은 내구제대출의 경우 사후 구제가 어려운 만큼 사전 예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내구제대출에 대한 광고 차단, 관련 회선 이용 중지 등을 통해 피해자가 불법사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차단하고 있다. 또, 금감원은 피해자들이 내구제대출에 대한 인지 없이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관련한 금융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 따르면 내구제대출의 최대 피해자는 20대다. 20대는 전체의 70.7%를 차지하고 있다. 10대 피해자의 비중도 2.4%에 달한다.
금감원은 내구제대출을 민생침해 금융범죄 척결을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도 논의할 방침이다. 당장 소액 대출이 필요한 금융취약계층인 10~20대를 중심으로 내구제대출의 피해가 커지면서 법무부·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함께 내구제대출 문제에 대한 접근을 하기 위해서다. 최근 3년간 내구제대출 1인당 피해금액은 평균 444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피해자의 17.1%는 1000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4월에 예정된 범정부 TF 실무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