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월 2일 신년사를 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이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사정기관 세 곳의 조사나 검사를 받고 있다. 사정기관 세 곳이 비슷한 시기 한 금융지주사와 은행에 대해 조사·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지주(055550)가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지적 첫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0일부터 한 달간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한다.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정기검사는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성과급, 임원 선임 등 지배구조 및 내부 통제 현황,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예대금리(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운영 실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잠재적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응 능력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성과 체계 등 최근 문제가 되는 현안이 중점 검사 항목이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과점을 깨는 작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개편 등 금리체계 개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윤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비판 이후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신한금융·신한은행 검사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현미경 점검이 이뤄질 전망이다.

공정위도 5대 시중은행과 기업은행(024110)에 대해 대출 금리와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금리 담합과 관련 현장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은행에 제시한 조사 공문에서 은행 수수료와 대출 금리 등에 관한 부당한 공동행위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조사에 방대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자료에 대한 1차 검토를 마친 뒤 당사자와 이해관계인·참고인에 대한 진술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조사는 공정위가 직접 진행한 직권조사로, 윤 대통령이 "은행 고금리로 국민 고통이 크다"며 과점 체제의 폐해를 줄이라고 지시한 뒤 이뤄졌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은행 간 담합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규명하는 게 조사의 관건이다. 공정위는 주요 은행의 금리 추이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예금·대출 금리 담합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기준금리와 은행채 금리 등의 영향으로 비슷한 금리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담합은 아니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세청도 이달부터 신한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이달 중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사에 조사국 요원을 파견해 강도 높은 세무조사에 돌입한다. 이번 세무조사는 2018년 이후 5년 만에 받는 정기검사로 알려졌다.

2018년에도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주요 계열사들이 정기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시 채용 비리 사건으로 신한은행이 검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서 세무조사가 이뤄져 사정당국의 '신한은행 때리기'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올해도 공정위·금감원·국세청의 조사·검사가 동시에 진행돼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이 윤 정부의 '은행 때리기' 첫 케이스가 됐다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실제 현업 부서에선 동시에 사정기관의 조사가 이뤄져 업무 과다로 고충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고금리로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는데 은행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해 정부 내에서도 '은행이 눈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사정기관이 총출돌해 조사를 벌이는 만큼 미흡한 부분을 찾아내려고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